[사설] 초라한 첫 성적표 부산시의회, 새해 더 분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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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의정활동 부진 속 전문성 제고 노력
숙제·난제 많은 올해 시의원들 역할 중요

지난해 9월 27일 개최된 제309회 부산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의 시정 질문 장면. 부산일보DB 지난해 9월 27일 개최된 제309회 부산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의 시정 질문 장면. 부산일보DB

지난해 7월 개원한 제9대 부산시의회의 출범 첫해 활동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은 조례 발의와 시정 질문, 5분 발언의 건수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이에 저조한 활동을 보인 의원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부산일보〉 취재팀이 시의회의 지난해 7~12월 의정활동 상황을 분석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총 47명의 시의원 중 무려 74.5%(35명)가 경험이나 전문성이 부족한 초선이어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결과다. 하지만 초선 의원들은 동시에 초심을 발휘할 경우 왕성하고 혁신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볼 때는 시민들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부산일보〉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체 시의원들 가운데 지난 6개월 동안 조례를 한 건도 발의하지 않은 경우가 절반에 가까운 42.6%(20명)나 됐다. 회기 중 시정 질문을 전혀 하지 않은 의원도 63.8%(30명)에 이른다. 시의원들의 76.6%(36명)는 5분 발언조차 한두 번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9대 시의회가 받아든 첫해 의정활동의 성적표가 매우 초라한 수준이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조례 발의 건수는 정당 공천의 중요한 척도로 활용되는 반면 발의 실적이 없는 시의원들 대부분은 초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미뤄 시의회 전반적으로 경험과 전문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태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사정이 그렇더라도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초선을 비롯, 상당수 시의원이 현재 연구 모임을 만들어 자질 향상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건 고무적이다. 절대다수인 45명의 시의원은 박형준 부산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데도 시정 감시와 견제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지난해 시의회가 올 부산시 예산안을 면밀히 살피고 수정·보완을 요구하며 거수기가 아니라 제 역할을 충실히 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이번 시의회는 사무처 공무원 인사권 행사와 입법정책연구원 증원 채용이 가능해지는 등 힘이 커졌다. 아쉬운 첫 성적을 반면교사로 삼고 강화된 권한으로 전문성과 역량을 키워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데 매진할 일이다.

올해는 시의회에 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오는 11월 2030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시의회가 부산 유치운동에 앞장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한국 경제가 국내외 복합적인 위기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부산 경제와 시민 가계는 더욱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의회가 민의를 대변하고 자치분권 실천에 힘써 시민 행복과 지역 발전에 기여할 때다. 민생의 고통을 잘 어루만지며 지역에 희망을 심어 주는 의정활동이 높아진 시의회 위상에 걸맞는 역할이자 일부의 지방의회 무용론을 불식시키는 길이다. 시의원들의 사명감 재무장과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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