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엄마 손 잡고 입학식 가고 싶어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올해 초등학교 1학년 되는 정은
이혼 부모 대신 조부모와 생활
할아버지 간병비에 생활 빠듯
그리움 속으로 삼키며 동생 돌봐

정은이는 곧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엄마 손을 잡고 학교에 가는 상상을 해봅니다. 이내 슬퍼지고 맙니다. 엄마는 더 이상 옆에 없습니다. 그리움을 속으로 삼킵니다. 엄마를 보고 싶어 할수록 할머니가 슬퍼하기 때문입니다.

햇살이 좋았던 10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엄마는 할머니 집에 간다며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장난감도 챙기고 책도 한가득 옷도 담았습니다. 정은이는 오랜만에 할머니를 본다는 생각에 들떴습니다. 할머니 집에서 뭘 할지, 동생과 재잘거리며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엄마 손 잡고 도착한 할머니 집. 왜인지 어른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고, 엄마는 그날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정은이는 이내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확인차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가 우리를 버린 거냐는 말에, 할머니는 눈물만 흘렸습니다. 정은이는 더 묻지 않았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5년 전 이혼했습니다. 정은이와 동생은 엄마와 살았습니다. 엄마는 새로운 아저씨를 만났고, 곧 결혼도 한다고 했습니다. 새아빠가 생긴다니 낯설기도, 또 설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함께 사는 게 아니었습니다. 엄마는 재혼을 앞두고 정은이와 동생을 할머니에게 맡기고는 떠났습니다. 전화를 걸어보지만, 엄마는 끝끝내 받지 않습니다. 매일 밤 문자를 남기며 엄마의 답장을 기다립니다. 할머니도 아빠와 연락이 끊긴 지 오랩니다. 오래전 아빠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보지만, 신호음만 갈 뿐입니다. 어린 동생이 자기 전 엄마를 찾습니다. 할머니가 안아주자 동생은 그제야 잠이 듭니다.



정은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동생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동생을 데리고 집 앞 어린이집에 갑니다. 친구들은 예쁘게 머리를 묶었는데, 삐죽 튀어나온 동생의 머리를 볼 때면 안쓰러운 마음에 슬퍼집니다.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해 잘 움직이지 못합니다. 할머니도 성치 않은 몸으로 할아버지 병간호를 합니다. 정은이네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보호를 받지만, 병원비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습니다. 정은이는 친구들처럼 피아노도 배우고 싶고 미술학원도 가고 싶지만, 떼쓰지 않습니다. 할머니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는 벌써 철이 든 정은이가 안쓰럽기만 합니다.

며칠 전, 정은이가 커다란 스케치북을 꺼내 할머니에게 편지를 남겼습니다. “할머니 걱정마세요. 제가 전깃불도 잘 끄고 동생도 잘 보살필 거예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요.” 서툰 글씨로 적은 편지를 보며 할머니는 눈물을 삼킵니다. 한부모 가정으로 살아온 정은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평범한 소원조차 이루지 못한 채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정은이에게 힘이 되어주세요. 정은이와 동생의 밝은 미래를 위해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서구청 복지정책과 손정영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달 23일 자 유진 씨

지난달 23일 자 유진 씨 사연에 84명의 후원자가 394만 4260원을, 특별후원 BNK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31만 8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유진 씨와 자녀들의 보금자리 보증금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이혼 절차가 마무리됐고, LH임대주택에도 선정돼 이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진 씨는 이렇게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힘이 난다면서, 여러분이 베풀어주신 따뜻한 마음을 언젠가는 더 어려운 이웃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