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증상 없는 담관암…피부·눈 흰자위 황달 증상 땐 ‘의심’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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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흡충 감염, 만성적인 담도 염증 등이 위험인자
황달 증상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나타나
수술적 절제 어려운 경우엔 고주파열치료술 효과

담관암은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진욱 좋은강안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담관암 환자에게 고주파열치료술을 시행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담관암은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진욱 좋은강안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담관암 환자에게 고주파열치료술을 시행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담관암은 생소하지만 매우 치명적인 암 중 하나다. 중앙암등록본부의 2021년 자료에 의하면 2019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5만 4718건의 암이 새로 발생했는데, 그중 담낭·담도암은 7383건이었다. 전체 암 발생의 2.9%로 9위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34.7%로 가장 많았고, 80대 이상이 27.8%, 60대가 24.2%의 순이다.


■담관암 위험인자와 주요 증상은

담관암은 담관에 발생하는 암이다. 담관(담도)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쓸개즙)을 십이지장까지 운반하는 경로를 말하며, 담낭은 담즙을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창고 같은 곳이다. 길이 7~10cm 정도로 작은 담낭은 간 아래쪽에 붙어 있고 간외 담도와 연결돼 있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서 간내담도, 담낭, 간외담도를 차례로 거쳐 십이지장에 도달한다. 담즙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췌액과 달리 소화효소는 없지만, 주성분인 담즙산이 지방질을 유화해 소화‧흡수가 잘되도록 한다.

담관암의 위험인자는 흔히 간흡충이라고 부르는 기생충 감염, 간내 담관과 총담관의 결석으로 인한 만성적인 담도의 염증과 손상, HBV·HCV 등의 만성바이러스성 간염, 담관낭종, 췌담관 합류이상 등의 담도계통의 선천적 기형, 경화성 담도염 등이다. 간흡충의 경우 1차 숙주인 쇠우렁이가 주로 부산·경남 지역의 민물에 살기 때문에 부산·경남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담관암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진욱 좋은강안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담관암 환자에게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황달이다”며 “황달로 인한 피부 가려움이 있을 수 있고 체중이 줄어들고, 오른쪽 상복부가 애매하게 아픈 증상과 등 부위에 방사통이 있을 수 있다”고 증상을 설명했다.

황달은 종양이 담도에서 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폐쇄해 담즙의 흐름을 막아 혈액 내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져서 생기는 것으로, 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노란색으로 변한다. 담도염이 없다면 보통 열은 없고 담도폐쇄는 서서히 진행되므로 황달은 담도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나타나며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담관암이 의심되면 먼저 혈액검사로 간수치를 비롯한 종양표지자 등의 검사를 한다. 그리고 복부 CT를 통해 담도암의 발생 부위를 확인한다. 위치를 파악하면 다음 검사로 ‘내시경역행 담췌관 조영술(ERCP)’을 시행한다. 담췌관 조영술을 통해 담도암 확진을 위한 조직검사를 하며, 담도암으로 인해 발생한 담도 폐쇄를 치료한다.


■수술적 절제가 가장 확실한 치료법

담관암의 가장 확실한 치료는 수술적 절제이다. 하지만 환자가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으로 인해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이 불가능한 경우,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는 담관암의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의 보조요법으로 고주파열치료술(RFA, radiofrequency ablation)을 시행한다.

고주파열치료술은 내시경이나 영상의학적인 검사 유도하에 고주파 전극을 담관 종양 내에 위치시키고 전기를 흘려 담관 내 종양에 열을 가해 암세포를 괴사시키고 증상을 완화하는 시술이다. 담관협착을 동반한 담관암일 경우 고주파열치료술과 스텐트 삽입술을 병행하면 시술 관련 합병증이 기존의 스텐트 삽입술과 유사한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또 스텐트 개통 유지 기간이 길어지고 생존율과 삶의 질 또한 더 나은 경향을 보인다.

대부분의 담관암이 초기에는 소화불량 등의 증상 외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다. 황달 등 눈에 띄는 증상이 발생해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많은 담관암 환자가 내시경역행 담췌관 조영술을 시행해 담관 폐쇄를 치료받은 후 항암화학요법만 받는 경우가 많다.

담췌관 조영술 시술 시에는 막힌 담도를 개통시키기 위해 플라스틱 스텐트나 금속 스텐트를 삽입하게 되는데, 플라스틱 스텐트의 경우 영구적이지 않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금속 스텐트도 담도암이 스텐트 안으로 자라 들어오는 현상 때문에 주기적으로 내시경 시술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금속 스텐트의 경우 대략 3개월 주기로 스텐트가 막히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고주파열치료술을 받은 경우에는 시술 주기를 6개월 이상으로 연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고주파로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원리이므로, 암 자체에 대한 치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진욱 좋은강안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담관암에서 고주파 열치료술은 어디까지나 보조 치료요법으로, 담도암으로 진단 시 전이가 되지 않았고 수술이 가능한 상태라면 수술적 절제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며 “수술이 불가능한 담도암의 경우 항암화학요법과 고주파 열치료술을 병행하면 암 자체에 대한 치료 효과와 스텐트의 개통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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