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속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부동산 시장 ‘단비’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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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분양 래미안 포레스티지 등
법 소급 적용으로 큰 혜택 받아
시장 분위기 침체·금리 상승 지속
제한적 영향, 거래량 많지 않을 듯
착한 가격 공공분양 단지 큰 관심

정부가 전매제한 조건을 완화하며 분양권 시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서자이 에코델타 모델하우스 모습. 부산일보DB 정부가 전매제한 조건을 완화하며 분양권 시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서자이 에코델타 모델하우스 모습. 부산일보DB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을 지난 3일 내놨다. 부산에서는 전매제한이 3년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 기장군은 전매 제한이 폐지된다. 분양가 12억 원이 넘는 아파트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또 청약 당첨된 1주택자에게 부과되는 기존 주택 처분 의무도 상반기 중 폐지한다. 전매 제한 등을 이유로 침체된 분양권 시장에는 가뭄의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금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차갑게 식은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분양권 거래 활발해질까?

분양권 전매 제한 축소 등으로 부산지역에 있는 2022년 1월 분양한 래미안 포레스티지(4043세대), 11월에 분양한 양정자이더샵SK뷰(2276세대) 등이 소급 적용으로 인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들의 분양권이 시장에 나오지만 업계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분양권 전매제한 대상이 아니었던 레이카운티의 경우에도 브랜드의 대단지라는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은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어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에 전매제한이 풀리더라도 분양권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경남지사대표는 “최근 몇 년간 분양권 가격이 많이 올랐고 분양권을 매매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을 빌려야 하는데 금리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며 “부동산 경기가 최악의 상태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의 조치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당장은 정부의 규제 완화가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3년 1월 1주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부산 매매가격 변동률은 -0.64%를 기록해 -0.70%를 기록한 12월 4주에 비해 줄었다. 전국도 -0.65%을 기록해 지난주 -0.76%에 비해 하락폭이 축소됐다. 매주 최대폭을 기록했던 전국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10주 만에 둔화됐다. 특히 큰 폭으로 떨어지던 수도권(-0.93%→-0.81%), 서울(-0.74%→-0.67%) 등도 하락폭이 줄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 예고 등으로 인해 주택 가격 하락세가 주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전매제한이 풀려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 되려 가격 하락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있다.

■진짜 부동산 가격이 나온다

분양권 투자는 재건축, 재개발 투자보다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금리가 안정되거나 혹은 상승이 끝났다는 신호가 온다면 분양권 시장이 재개발, 재건축 시장에 비해 먼저 반응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부산은 재개발, 재건축 단지가 하락장 분위기에서도 가격 방어를 비교적 잘했기에 여전히 가격적으로 부담스러운 곳이 많다. 그래서 분양권 시장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산은 지난해 6월 분양한 강서자이 에코델타, 7월 e편한세상 에코델타 센터포인트 등 에코델타시티 공공분양 단지들의 전매제한이 풀린다. 공공분양 단지의 경우는 1년이다. 이들 단지들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해 평균 분양가는 3.3㎡당 1380만~1400만 원 선이라 에코델타시티의 단지들을 중심으로 분양권 거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분양권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면 아파트의 ‘불안한 가격’ 대신 ‘진짜 가격’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본다.

부동산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유동성이 줄어들며 지난해 지역 부동산 거래량은 대폭 줄었다. 지난해 11월까지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2만 9335건으로 나타나 2021년 6만 9646건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주택 구매를 원하는 이는 고금리로 돈을 구하기 힘들었고, 판매를 원하는 이는 집값 하락폭이 커 되려 물건을 거둬들이는 경우도 많았다. 또 관련 세금이 부담되어 매매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거래 건수가 많지 않아 한두 건의 ‘갑툭튀’ 거래로 집값이 결정되는 일도 많았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분양권 거래 등이 당장은 원활하지 않더라도 시기가 되면 다시 거래가 될 것인데 이러한 거래가 이어지다 보면 주변 시세와 맞물려 진짜 시장 가격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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