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전 사각’ 드론 쇼, 사고 대비책부터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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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행사 중 2대 추락, 관람객 부상
많은 인파에 사고 위험, 안전 강화 시급

지난달 31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해넘이-해맞이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드론 쇼 중 드론 2대가 잇따라 추락해 관람객을 다치게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023년(계묘년) 첫날인 1일 새벽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개최된 드론 쇼. 강선배 기자 ksun@ 지난달 31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해넘이-해맞이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드론 쇼 중 드론 2대가 잇따라 추락해 관람객을 다치게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023년(계묘년) 첫날인 1일 새벽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개최된 드론 쇼. 강선배 기자 ksun@

지난달 31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해넘이-해맞이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드론 쇼 중 드론 2대가 잇따라 추락해 관람객을 다치게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수영구청이 이날 저녁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전국 최대 규모인 1500대의 드론을 투입해 ‘2023년 카운트다운 부산’ 행사를 하던 중 1대가 해변 테마거리로 추락하면서 관람객 1명이 발가락 부상을 입었다. 이보다 5분 앞서 추락한 1대는 다행히 바다로 떨어졌다고 한다. 당시 새해를 축하하려는 많은 인파가 광안리해수욕장에 몰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론 추락은 정말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안전장치도 없었다니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이날 사고는 공연 중이던 드론에 이상이 생겨 긴급 강하를 시도하던 중 발생했다고 한다. 이상 정도가 심했던 1대는 곧바로 바다로 추락했고, 테마거리로 떨어진 1대는 조종 불능 상태로 관람객과 부딪혔다. 결국 두 대 모두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였다는 것인데, 당시 투입된 드론이 무려 1500대였다는 점에서 추가 추락이 없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드론의 긴급 강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고 한다. 지난해 4월부터 매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드론 쇼를 진행하는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비슷한 경우가 다섯 차례나 더 있었다고 말했다. 어쩌다가 한 번 떨어진 것이 아니라 상시로 추락한 셈이다.

매주 진행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드론 쇼인 만큼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한 철저한 대비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지금 나라 전체 분위기로 보더라도 더욱 그렇다. 만일 드론이 가속 상태에서 그대로 군중을 향해 돌진했다면 심각한 사고를 피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드론 쇼에 사용되는 드론은 무게가 0.95㎏에 불과하지만, 150m 상공에서 떨어지면 2톤의 충격이 발생한다고 한다. 말 그대로 날벼락이다. 그런데도 관할 수영구청은 당일 관람객에 대한 충분한 안내가 없었음은 물론 이후에도 드론 추락과 관련한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드론 쇼는 계속 진행하겠다니, 무책임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드론 쇼가 아무리 광안리해수욕장을 홍보하는 인기 행사라고 해도, 철저한 안전 대책이 없다면 사상누각일 뿐이다. 지금처럼 무사안일한 태도로 대처했다가 나중에 불의의 사고라고 터지면 그 오명은 씻을 수가 없다. 기왕 시작한 드론 쇼라면 앞으로는 안전 대책까지도 전국 최고라는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관람객 규모와 동선에 따른 단계별 대응책을 비롯해 드론 낙하산 등 철저한 기기 점검과 업체에 대한 안전 감독 등을 관람객이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강화해야 한다. 그럼에도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위한 배·보상 대책도 필요하다. 드론 쇼가 ‘명품 행사’가 되려면 ‘안전 사각’ 해결이 먼저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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