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어기'인데 조업 일수 절반으로…고등어·갈치 어획량 '뚝'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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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선망 조업 일수, 평시 절반 수준
지난달 폭설 등 영향으로 조업 어려워
국민생선 고등어·갈치 가격도 소폭 올라

성어기임에도 불구하고 기상악화가 이어지면서 고등어와 갈치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7월 태풍 탓에 일부 대형선망 선단이 오전 조업을 포기하고 부산공동어시장에 정박한 모습. 부산일보DB 성어기임에도 불구하고 기상악화가 이어지면서 고등어와 갈치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7월 태풍 탓에 일부 대형선망 선단이 오전 조업을 포기하고 부산공동어시장에 정박한 모습. 부산일보DB

성어기임에도 불구하고 기상 악화가 이어져 지난달 고등어와 갈치의 어획량이 급감했다. 지난해는 특히 태풍과 폭설 등으로 남해안의 기상상황이 좋지 못해 조업 일수가 줄었다. 국민들이 즐겨먹는 고등어와 갈치 같은 수산물의 가격도 높게 형성됐다.

1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달 고등어 어획량은 폭설 등 기상악화로 조업 일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전월 대비 39% 감소한 1만 8209t이다. 전년과 평년 같은 달에 비해서도 각각 41.9%, 29.7% 적은 양이다.

KMI는 전반적인 어군 밀도는 평소와 비슷했지만, 폭설 등 기상 악화로 조업 일수가 감소하면서 직전 달에 회복됐던 어획량이 지난달에 다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고등어는 통상 1년 중 12월이 어획량이 가장 높아, 겨울이 성어기인 어종이다. 가장 많이 잡혀야 할 시기에 어획량이 급감한 셈이다.



실제로 고등어를 주로 잡아올리는 대형선망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조업일수는 25~26일 중 12일 정도로 평시 성어기 대비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초 제주 해역에서 풍랑주의보가 빈번하게 발효됐고, 9월에는 힌남노와 난마돌 등 가을철 태풍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다 11월에 조업 상황이 좋아져 어획량도 3배 늘어나는 등 회복세를 보이다가 12월에는 폭설 등의 영향으로 또다시 기상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도 소폭 올랐다. 지난달 kg당 고등어(신선냉장) 소비자 가격은 전월(1만 3243원)에 비해 소폭 오른 kg당 1만 3371원이었다. 2021년 같은 달(9880원)과 비교해도 3000원가량 비싸다. 앞서 전월인 지난해 11월에도 9, 10월 줄어든 생산량을 잠시 회복했지만, 상품성이 있는 크기의 고등어는 어획량이 적어 소비자 가격이 되레 올라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에 고등어 어획량을 어느 정도 회복하면서 가격이 안정되는가 했지만, 지난달에도 지난해 9, 10월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12월이 고등어 성어기라는 말조차 무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생선' 갈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갈치 어획량은 전월(8168t) 대비 56.1% 감소한 3584t이다. 전년과 평년 같은 달에 비해서도 각각 49.3%, 46.5% 적었다. KMI는 폭설과 풍랑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조업 일수가 줄었고, 지난달 중순에 출항한 근해연승어업 어선들의 회항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갈치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제주 지역의 갈치(신선냉장) 산지 가격은 kg당 1만 4248원으로, 전월 대비 6.2% 상승했다. 산지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갈치(신선냉장) 도매 가격도 전월보다 10.3% 상승해, kg당 1만 1401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는 전체적으로 고유가에다 기상 악화가 이어져 조업 일수가 많이 줄었고, 고등어뿐 아니라 대부분의 어종 어획량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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