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겨우 골랐는데… 이번엔 조형물에 밀린 부산문학관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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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 진입 광장 재단장
공사 맞물려 입구 조형물도 이전
공원 내 학생교육회관 앞쪽으로
부산문학관 건립 예정지와 겹쳐
2년 걸려 곡절 끝에 추진한 부지
부산시 부서 간 이견에 또 차질

부산 어린이대공원 입구 조형물이 학생교육문화회관 앞 부지로 이전 결정됨에 따라 이곳에 건립을 추진하던 부산문학관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 부산문학관 건립 부지 제1안으로 의견이 모인 어린이대공원 교육문화회관 앞 부지. 부산일보DB 부산 어린이대공원 입구 조형물이 학생교육문화회관 앞 부지로 이전 결정됨에 따라 이곳에 건립을 추진하던 부산문학관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 부산문학관 건립 부지 제1안으로 의견이 모인 어린이대공원 교육문화회관 앞 부지. 부산일보DB

부산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 진입 광장이 재단장된다. 부산시는 그간 논란이 됐던 공원 입구 대형 조형물을 공원 안쪽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면서 ‘시민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공원을 탈바꿈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형물 이전 때문에 공원 내 건립을 추진하던 부산문학관이 갈 곳을 잃게 돼 문학관 건립사업은 당분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어린이대공원 입구 진입 광장 재정비 사업공사를 이번 달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시비 36억 6000만 원이 투입되는 이번 재정비 사업의 핵심은 ‘시민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의 변신이다. 시는 우선 입구에 있는 야외 화장실과 치안센터 등을 철거하고 공원 안내시설과 북카페가 포함된 2층짜리 통합관리센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노후화된 도로를 정비하고 조경 사업을 진행해 시민이 산책하기 편한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어린이대공원 입구의 대형 조형물. 부산일보DB 어린이대공원 입구의 대형 조형물. 부산일보DB

공원 진입 광장 재정비 사업과 함께 장기간 표류했던 공원 입구의 대형 조형물 이전도 사실상 확정됐다. 공원 입구 한가운데 있는 대형 조형물은 어린이대공원 내 학생교육회관 앞쪽 광장으로 옮길 계획이며, 조형물이 이전한 자리에는 바닥 분수가 설치된다. 가로 12.5m, 높이 10.1m 규모의 ‘확장하는 꿈’이라는 이름의 대형 조형물은 2010년 설치 때부터 입구 혼잡을 유발하고 주변 환경과 조화롭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 때문에 빛 반사가 심하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됨에 따라 시는 광장 재정비와 함께 조형물을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시 공원정책과 관계자는 “조형물 관련 민원이 많아 2017년부터 이전을 결정했다. 2년 전 예산이 확보돼 이제야 옮길 수 있게 됐다. 이른 시일에 조형물 이전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원 내 학생교육회관 앞쪽으로 조형물 이전이 사실상 확정되는 바람에 해당 부지에 추진되던 부산문학관 건립 사업에는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시 문화예술과는 1500㎡ 부지에 4층 이하 규모의 문학관 건립을 계획 중이다. 시는 지난달 문화·예술 관계자 20여 명으로 구성된 건립추진위와 함께부지 선정을 위해 현장 답사에 나섰다. 시민 접근성과 공간 등을 고려해 어린이대공원 내 학생교육문화회관 앞쪽 광장을 제1안으로 추진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조형물이 해당 부지에 들어서면 사용 가능한 부지는 1200㎡ 정도로 줄어들어 문학관이 들어서기엔 협소하다. 문화예술과는 관계부서와 의견을 조정하겠다고 했지만 공원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공원정책과는 해당 부지로의 조형물 이전은 확정됐다고 못박았다.

시의 부서 간 의견이 제대로 조율되지 못해 문학관은 다시 부지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야 할 위기에 놓였다. 부산은 전국 광역시 중에서 유일하게 공공문학관이 없어 문학에 대한 관심이 뒤떨어져 있다고 비판을 받아 왔다. 문학관 건립은 이미 부지 선정으로만 2년 가까이 시간을 허비했다. 부산문학관 건립추진위 관계자는 “시민 접근성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해당 부지에 건립하는 것을 제1안으로 제안했다”며 “조형물을 꼭 그 위치로 이전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조형물보다 공공성이 더 담보되는 문학관이 공원에 건립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조형물 이전이 아직 완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원 재정비 사업을 진행하는 공원정책과와 협상할 여지는 남아 있다”며 “해당 부지에 건립이 안 된다면 어린이대공원 내의 다른 부지를 찾는 등 문학관이 지어질 수 있는 공간을 다시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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