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취업자 최대 폭 늘어날 때 부산 고용 시장은 ‘제자리걸음’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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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국내 81만 명·3% 증가
부산은 ‘2만 명·1,3%’ 그쳐

일상 회복·수출 호황 등 영향
수도권 시장 중심 이례적 호조
경기 악화로 올해 전망은 암울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희망이음-부울경 청년엑스포에 청년들이 참가 기업 채용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희망이음-부울경 청년엑스포에 청년들이 참가 기업 채용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 수가 80만 명 이상 늘었다.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으로 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부산의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2만 1000명(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일상 회복, 방역·돌봄 수요, 배달·정보기술(IT) 일자리 확대, 수출 호황 등이 맞물리며 이례적인 호조를 보였지만, 수도권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며 부산의 고용시장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통계청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부산의 15세 이상 인구는 293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1만 명(-0.3%) 감소했다. 취업자는 167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2만 1000명(1.3%) 증가했다.

지난해 부산지역 고용시장에 비교적 훈풍이 불었지만, 전국 평균에는 크게 못미쳤다. 전국적으로 연간 취업자 수는 2808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81만 6000명(3.0%) 늘었다. 2000년(88만 2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된 2020년 21만 8000명 감소했으나 이듬해 36만 9000명 증가로 전환했고, 작년엔 장기 추세를 상회하는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가 재작년 12월 제시했던 2022년 취업자 증가 예상치(28만 명)의 2.9배 수준이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사회복지업, 제조업, 숙박·음식점업, 정보통신업 등에서 취업자 수 증가가 두드러졌다. 반면 도·소매업, 금융·보험업 등에서는 취업자가 전년보다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45만 2000명 늘어 증가분의 55%를 차지했다. 나머지 연령대에서도 취업자 수가 늘었다.

국내 15세 이상 고용률은 62.1%로 전년보다 1.6%P 올랐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68.5%)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부산의 고용률은 57.1%로 지난해에 이어 전국 최하위에 그쳤다. 상승폭도 0.9%P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지난 1년동안 부산의 고용률은 상대적으로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부산의 고용률은 57.6%로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해 전국 평균(0.9%)를 훨씬 상회했다. 지난해 1월 저점을 찍은 후 하반기 들어선 꾸준히 57%대를 기록했다. 특히 건설업(19.2%)과 도매·음식·숙박업(5.2%) 등에서의 고용이 활발했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3.2% 감소했다.

올해 고용시장엔 한파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가 10만 명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은행(9만 명), KDI(8만 명)는 1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70만 명 안팎 줄어든다는 의미다.

정부는 취업자 수 증가 규모 감소의 상당 부분이 통계적 기저 요인에 기인하지만 인구, 경기 둔화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 전년 대비를 주로 보는 고용 통계 특성 때문에 지난해 이례적 고용 호황이 올해 고용 지표를 나쁘게 보이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인구 감소로 취업자 수 자체가 줄어드는 점, 최근 두드러지는 경기 악화도 모두 고용시장에선 악재로 분류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2년은 일상 회복에 따른 활동 증가, 수출, 돌봄 수요로 견조한 취업자 증가세가 나타났다"며 "그러나 올해는 대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돼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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