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범죄도시’와 ‘아바타’로 1억 관객 회복했지만…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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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2022 영화 산업 가결산

영화 ‘범죄도시2’ 스틸 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범죄도시2’ 스틸 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관객 수 1억 1280만 명

매출액은 1조 원대로 다시 회복

영화발전기금은 179억 원 그쳐

하반기 고갈 우려…지원책 필요


2022년 ‘범죄도시2’와 ‘아바타: 물의 길’ 등이 선전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한 해 영화 관객 수가 1억 명을 돌파했다. 침체에 빠진 영화관이 완연히 회복하고 있지만, 관객 2억 명을 넘긴 2019년 기준으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실정이다. 영화발전기금 역시 크게 줄어든 상태라 ‘기생충’과 ‘헤어질 결심’ 등으로 세계적 반열에 오른 한국 영화를 폭넓고 다양하게 지원하긴 어려워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2022년 영화 산업 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관 관객 수는 1억 1280만 명이었다. 2021년 6052만 명보다 5228만 명 많아지며 86.4% 증가했다. 특히 한국 영화 관객은 6279만 명으로 2021년보다 4457만 명 늘어나며 245% 많아졌다.

2022년 영화 입장권 매출액도 1조 1602억 원을 기록하며 다시 1조 원 대로 회복했다. 2021년 5845억 원보다 5757억 원 많아지며 98.5% 늘었다. 한국 영화 티켓 매출액은 6310억 원으로 2021년보다 4576억 원이 늘면서 264% 증가했다.

‘아바타: 물의 길’ 스틸 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아바타: 물의 길’ 스틸 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렇듯 지난해 한국 영화 등이 활약하면서 찬 바람 불던 영화관에 많은 관객이 돌아왔다. 우선 지난해 5월 개봉한 ‘범죄도시 2’가 1269만 명을 동원하며 극장가에 숨통을 틔웠다. 12월 개봉한 외국 영화 ‘아바타: 물의 길’도 연말까지 700만 관객을 끌어들여 지난달 티켓 매출액만 903억 원을 기록했다. ‘탑건: 매버릭’, ‘한산: 용의 출현’, ‘공조2: 인터내셔날’ 등도 여름 성수기와 추석 연휴에 흥행하며 700억 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19가 종식에 가까워지면서 올해도 좋은 작품들만 개봉하면 영화관은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관객 수와 매출액에는 여전히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관객 수는 2019년 2억 2668만 명의 49.8%, 지난해 매출액도 2019년 1조 9140억 원의 60.6%에 불과했다.

‘한산: 용의 출현’ 스틸 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산: 용의 출현’ 스틸 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다만 OTT 시장 확대와 입장권 가격 상승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기간 OTT 플랫폼에 다양한 콘텐츠가 범람하면서 특정 작품 외에는 굳이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티켓 가격이 오르면서 영화를 신중히 고르는 관객도 늘어났다. 영진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심했을 땐 극장 할인권 지원 사업도 많아 낮은 가격에 영화를 볼 수 있었다”며 “지난해 관객 수보다 매출액이 더 높은 비율로 회복한 건 티켓 가격이 오른 게 영향을 주긴 했다”고 밝혔다. 영화관이 높은 가격을 계속 유지하면 특정 영화만 흥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 영화 산업을 지원하는 영화발전기금이 2022년 179억 원에 그친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영화관 입장권 가액에서 3%를 징수하는 영화발전기금은 한국 영화 제작 등을 지원하는 핵심 재원으로 꼽힌다. 2019년 545억 원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징수액은 32.8%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9년 기준 60.6% 정도인데 영화발전기금은 그보다 더 줄어든 셈이다. 시행령 개정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입장권 판매액이 절반 이상 감소한 영화 상영관은 징수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영진위는 영화발전기금이 2023년 하반기부터 고갈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국고 800억 원이 전입되지만, 지난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차입한 800억 원을 일시 상환하는 용도로 집행될 예정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극장 입장권 부과금은 매년 300억 원 내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영화 지원을 위한 안정적인 국고와 기금 전입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한편 2022년 영화산업 가결산 자료는 주요 결산 통계를 앞당겨 발표한 것으로 올해 2월 중순에 확정되는 통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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