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노’, 웰컴키즈존 ‘예스’ [사람 모이는 도시로]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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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출입 제한에 부모는 눈치
동래구는 아이 동반 공간 확대
식당·카페 6곳 지정 정기 관리
“부모·아이 환영 분위기 조성을”

부산 동래구는 올해 관내 6곳을 '웰컴키즈존'으로 지정했다. 동래구의 한 웰컴키즈존 식당. 변은샘 기자 부산 동래구는 올해 관내 6곳을 '웰컴키즈존'으로 지정했다. 동래구의 한 웰컴키즈존 식당. 변은샘 기자

매장에 아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이 늘어나지만 부산에서는 정반대로 ‘웰컴키즈존’을 선언한 식당도 있어 눈길을 끈다.

육아친화마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이와 부모를 고립시키지 않는 환경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움직임이다.


부산 동래구청은 12일 올해 동래구에서 총 6곳의 식당과 카페를 웰컴키즈존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웰컴키즈존은 아동을 동반한 손님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식당과 카페를 의미한다.

동래구청이 2020년부터 아이와 부모가 환영받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식당과 카페 등은 1년에 한 번씩 정기 점검을 통해 어린이 편의시설 설비, 서비스, 위생 등의 기준을 통과하면 웰컴키즈존으로 선정된다. 구청은 홍보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웰컴키즈존으로 선정된 식당들은 외양부터 달랐다. 동래구의 한 웰컴키즈존 식당. 들어서자마자 출입문의 ‘웰컴키즈존’ 문구가 눈에 띄었다.

한쪽에 있는 아이 놀이공간이 식당 공간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미끄럼틀, 풀장, 게임기까지 놀이시설이 골고루 구비된 공간은 아이 대여섯 명이 넉넉히 들어갈 만큼 널찍했다. 엄연한 손님인 아이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부모들은 웰컴키즈존 확대를 응원한다. 10세 자녀를 키우는 차수진(38·동래구) 씨는 “최근엔 아이와 함께 식당에 가면 입구에서부터 노키즈존인지 살펴야 한다”며 “웰컴키즈존처럼 아이를 환영하는 공간이 늘어야 아이의 사회적 경험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래구청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육아를 하는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갈 곳이 없어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려면 우선 아이와 부모를 환영하는 곳이 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웰컴키즈존을 계기로 자녀 양육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이 육아친화마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이와 부모를 환대하는 분위기가 더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여성회 국가책임 평등돌봄부산운동본부 조영은 본부장은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지만 사회에서는 아이가 없는 것처럼 여성이 일하고, 식당에서 아이들이 조용하기를 바란다”며 “노키즈존과 같이 부모와 아이를 배척하는 분위기는 젊은 세대가 출산을 두려워하게 만든다. 아이와 부모가 환영받는 사회에서 출산과 육아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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