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MZ 플렉스 소비… 지역 백화점 매출 ‘역대 최대’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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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센텀·롯데 부산본점
작년, 전년비 17%·13% 증가
해외여행 막힌 타지 고객 유입
수입명품 브랜드 소비 특수
MZ세대 사치품 자랑도 한몫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창립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내부 전경. 부산일보DB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창립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내부 전경. 부산일보DB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개장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 지역 백화점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2조 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국 백화점 대부분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황을 누린 데 대해 전문가들은 유통시장에서 대형마트 대신 고급 채널인 백화점에 고객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과 MZ세대들의 ‘플렉스 문화’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7.8% 증가한 1조 8448억 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매출은 13.8% 증가한 1조 2214억 원을 기록했다. 부산을 대표하는 양대 백화점 모두 2009년과 1995년 문을 연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2016년부터 7년 연속 연 매출 1조 원을 넘었고, 지역 백화점 최초로 2조 원대 매출까지 넘보게 됐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2019년 연 매출 1조 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후 2021년,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로 1조 원 클럽에 가입했다.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전년과 같은 전국 4위,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전년보다 한 단계 떨어진 10위에 올랐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측은 지난해 부산 외 지역 고객이 55%로 처음으로 부산 고객보다 많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부산 외 지역 고객은 40%대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막히자 부산에 관광을 온 수도권과 울산·경남 등 다른 지역 고객의 발길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해외여행이 줄면서 수입 명품 브랜드 수요가 면세점 대신 백화점으로 몰리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측은 매출 증가의 주요인으로 해외패션과 가전·가구 상품군의 신장을 꼽았다. 해외패션은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36%, 가전·가구는 15%를 차지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막힌 해외여행 수요가 소비심리를 끌어올려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백화점의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국내 5대 백화점 70개 점포의 지난해 매출은 약 38조 9515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1년보다 13.8%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점포는 11곳이다. 신세계백화점이 4곳(강남점, 부산센텀시티점, 대구점, 소공동 본점), 롯데백화점(잠실점, 소공동 본점, 부산본점)과 현대백화점(판교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이 각각 3곳, 갤러리아(압구정명품점)가 1곳이었다.

전국 최고 매출은 신세계 강남점으로 2조 8398억 원을 기록하면서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2019년 국내 백화점 최초로 2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국내 백화점 최초로 3조 원 돌파를 노리게 됐다.

백화점별 점유율에서는 롯데백화점이 35.1%로 가장 높았다. 전체 32개 점포에서 13조 6716억 원의 매출을 냈다. 13개 점포를 가진 신세계백화점(29.7%·11조 5760억 원)과 16개 점포를 가진 현대백화점(24.1%·9조 3998억 원)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 역대급 매출의 이유로 유통시장의 양극화를 꼽는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못 가는 바람에 최고급 유통 채널인 백화점에서 ‘보복 소비’가 활발했다는 것이다. 또 MZ세대들이 명품이나 사치품을 자랑하는 ‘플렉스 문화’로 인해 백화점 명품 시장이 확장됐다고 분석했다. 김정숙 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이 인기를 끌며 대형마트 등은 타격을 입었지만, 오히려 백화점에는 사람들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해외여행을 못 나가는 상황에서 명품 등 고급 제품을 파는 곳은 백화점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제미정 인제대 소비자가족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못 나가며 백화점으로 돈이 몰린 것”이라면서 “소위 지르는 MZ세대들의 ‘플렉스 문화’ 등 명품 소비 패턴도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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