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당대표 출마 초읽기… 거세지는 친윤 십자포화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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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언론 온라인 대화방 개설
측근들 “출마는 기정사실화”
이번 주가 결심 마지막 기간

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흑석동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성당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흑석동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성당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 결심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나 전 의원 측이 대언론 단체 대화방을 개설하고 나 전 의원 본인도 여권 친윤계의 십자포화에 맞서 반격을 하면서 몸 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번 주가 나 전 의원이 출마 결심을 내리는 마지막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전 의원 측은 취재진이 참여하는 온라인 메신저 단체 대화방을 개설했다. 이 대화방은 당 대표 지지도 여론조사 등 조사 결과 공방과 관련한 나 전 의원 측의 입장 자료를 내는 대언론 창구 역할을 한다. 나 전 의원을 돕는 재선 출신 박종희 전 의원과 김민수 당 혁신위원 등이 관련 활동에 나섰고, 정양석 전 의원 등도 정무적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 측근들로부터 “출마는 기정사실화했고, 시기만 조율 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전언도 이어진다.

나 전 의원을 둘러싼 공방도 가열되는 분위기다. 최근까지 압박 공세에 몸을 낮추던 나 전 의원은 당내 주류층의 ‘찍어 누르기’에 대항해 날 선 메시지로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윤핵관’ 인사들을 겨냥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된 ‘진박(진짜 친박) 감별사’를 장제원 의원 등 친윤 그룹 핵심에 빗댄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지는 이미 잘 나와 있다.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관련 ‘자기 정치’ 주장도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가을 대통령실 소속 누군가가 제 집 앞을 찾아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해 달라고 제안했다”며 "깊은 고민 끝에 선의로 수용했고, 자부심과 의욕을 갖고 역할에 임했다. 더 이상 제대로 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적었다.

김기현 의원을 공개적으로 돕고있는 장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 인사들은 연일 수위를 높여가며 나 전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장 의원은 전날 나 전 의원을 향해 “고독한 척 시나리오는 정치신파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도 나 전 의원에게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날 SNS에서 “저는 결코 ‘제2의 진박 감별사’가 될 생각이 없다”고 적었다. 장 의원은 글에서 철학자 마키아벨리의 말을 인용, “개인의 욕망이 전체의 이익에 해가 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이 개인의 정치적 욕망을 앞세워 당과 국가에 이롭지 못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의원은 “대한민국이라는 팀이 지든 말든, 윤석열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든 없든지 간에, ‘꼭 내가 당 대표가 되어서 골을 넣어야겠다’ ‘스타가 되어야겠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고 나 전 의원을 겨냥했다. 친윤계 박수영 의원도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영화 ‘나홀로 집에’의 아역 주인공과 나 전 의원의 얼굴을 나열한 뒤 “‘나’홀로 집에”라는 자막을 단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 시기를 서두르진 않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성당을 찾은 나 전 의원은 출마 여부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조금 더 듣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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