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출신 부산 현역 5인방 총선 앞 흔들리는 우정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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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원 전력 남다른 동지애
21대 총선서 나란히 당선 ‘기염’
내년 물갈이·선거구제 개편 예고
생존 위한 무한경쟁 구도 불가피

부산시의원 출신으로 21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한 초선 5인방이 차기 총선이 다가오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21대 총선 직후 열린 당선자총회에 참석한 부산 초선 당선자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시의원 출신으로 21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한 초선 5인방이 차기 총선이 다가오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21대 총선 직후 열린 당선자총회에 참석한 부산 초선 당선자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 총선에서 일제히 당선되며 국회 진출에 성공한 부산시의원 출신 초선 현역 5명이 차기 총선이 다가오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산시의회 출신 국회의원 5인방은 국회 입성 당시만 해도 전국적 주목을 받았으나 22대 총선을 앞두고 각자 지역구에서 출마예상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치열한 자리 다툼을 벌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또 선거구제 변화 가능성이 커져 동료 시의원 출신끼리 공천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게 됐다.

백종헌(금정) 이주환(연제) 전봉민(수영) 정동만(기장) 황보승희(중영도.가나다 순)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초선 현역 5인방은 3년 전 21대 총선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입성했다. 지방의원 출신 5명이 한꺼번에 배지를 단 전례가 없었다.

부산시의회 의장을 지낸 백 의원을 비롯해 황보승희 전봉민 정동만 의원은 7대 부산시의회에서 동료로 지냈다. 정 의원을 제외한 4명은 6대 시의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이들은 21대 국회 진출 초반 남다른 동료애를 과시하며 국회 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실제 백 의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공천 당시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으로 당내 경쟁자들의 반발에도 부산시의회 출신 동료 의원들의 입장을 적극 수용했다. 부산 정가에서 “시의원 출신 현역들의 동료애가 대단하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다.


대부분 당내 신망도 두터운 편이다. 황보 의원은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을 지냈고 전 의원은 현재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다. 정동만 의원은 전국위원회 부의장이다. 황보 의원과 전 의원은 당내 행사마다 초청 1순위로 거론될 정도로 인기도 높고, 주요 보직이 나면 서로 추천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였다. 이들 5인방은 정치적 활동 반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성민(울산 중구)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부울경 초선 의원 모임’에 적극 참여했고, 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들이 주도한 ‘국민공감’에도 백 의원을 제외하곤 대부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 5인방이 처한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이들을 포함한 부산 초선 의원들은 임기 4년차를 지나면서 “의정 활동이 부실하다”거나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는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 목소리가 적지 않은데 이들 시의원 출신 5인방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부산 의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교체될 수 있으며 시의원 출신들 역시 교체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선거구제 개편 문제도 이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중대선거구제로 개편돼 동래권(동래·금정·연제) 3개 선거구가 1개로 묶일 경우 초선 3명(김희곤·백종헌·이주환) 중 1명도 살아남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남·수영, 중·영도·서·동, 해운대·기장이 단일 선거구로 될경우 전봉민·황보승희·정동만 의원은 서로 공천 경쟁을 벌이거나 3명 모두 탈락될 확률도 있다. 이들 5인방 사이에 벌써부터 이전투구 현상도 보인다.

소선거구제가 이들에게 유리한 것도 아니다. 이들은 대부분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데 총선 때마다 ‘전략공천’ 유달리 잦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들 5명도 지난 총선 때 사실상 전략공천으로 당선됐다. 반대로 이번엔 전략공천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들 5명이 모두 초선인 만큼 공천에서 탈락한다고 해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지역구를 충실히 다진 인물의 경우 생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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