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최악”… 네팔 여객기 추락 68명 사망·4명 실종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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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준 고산지 비행 난코스 악명
2000년 이후 300명 이상 사망
사고기 ‘ATR72’ 연관설 제기도
한국인 탑승자 2명은 부자지간
40대 군인과 10대 아들 참변

한국인 2명 등 승객 72명을 태운 예티항공 ATR72 항공기가 추락한 현장에서 구조대가 작업하고 있다. 현재까지 68구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4명은 실종 상태다. EPA연합뉴스 한국인 2명 등 승객 72명을 태운 예티항공 ATR72 항공기가 추락한 현장에서 구조대가 작업하고 있다. 현재까지 68구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4명은 실종 상태다. EPA연합뉴스

지난 15일 한국인 2명 등 승객 72명을 태우고 네팔 포카라에서 추락한 예티항공 여객기 사고(부산일보 16일 자 12면 보도)를 비롯해 히말라야 일대는 험준한 지형 등의 요인으로 항공 사고가 끊이지 않아 2000년 이후로 사망자만 300명 이상 발생했다. 예티항공 여객기 사고도 현재 시신 68구가 발견됐고, 한국인 1명의 신원이 확인됐지만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미국 CNN은 15일(현지시간) 네팔의 이번 사고와 관련 히말라야 일대에서 3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 규정하고 이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항공안전네트워크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100명 이상 사망한 여객기 추락 사고는 1992년 7월 113명이 숨진 태국 항공기 사고와 같은 해 9월 16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파키스탄 항공기 사고였다. 다시 말하면 이번에 네팔에서 발생한 비행기 추락 사고는 30년 만에 최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인 셈이다.

네팔에서는 지난해 5월에도 22명을 태운 타라항공 여객기가 1만 4500피트 고도에서 산으로 추락해 전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고를 제외한다면, 2000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이 일대에서 항공기 또는 헬리콥터 추락 사고가 17차례 발생했으며 모두 27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지역에서 항공기 추락 사고가 잦은 이유로는 높은 산지가 많은 지형 영향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 14대 최고봉 중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해 8개 봉우리를 보유한 네팔 상공은 항상 기상 급변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공항의 활주로도 산악 지역에 있다. 네팔에서 가장 큰 공항인 수도 카트만두의 트리부반 국제공항은 해발 1338m 위 폭이 좁은 계곡에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포카라 공항도 안나푸르나 등 8000m급 히말라야 고봉에서 불과 수십km 떨어져 있는 고지대다. 이처럼 높은 산을 피해 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조종사들에게 네팔은 위험한 비행 지역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이번 사고 원인을 두고 항공기 기종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추락한 항공기는 쌍발 프로펠러를 장착한 ATR72-500으로 에어버스와 레오나르도가 공동 개발한 기종이다. 해당 기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저비용항공사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예티항공은 해당 기종을 6대 보유했다. 지금은 사라진 대만 항공사 트랜스아시아의 ATR72는 2014년 7월과 2015년 2월 치명적인 충돌 사고에 연루된 적이 있으며, 대만 당국은 자국에 등록된 모든 ATR72 운항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이번 네팔 사고 여객기에 탑승한 한국인 2명은 40대 군인 유 모 씨와 그의 10대 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여객기에는 외국인도 15명이 타고 있었으며, 네팔민간항공국도 유 씨 부자 등 탑승자 명단을 공개했다.

탑승자 72명 중 68명은 사망했고, 이 중 유 씨의 신원이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실종된 4명을 수색하고 있다. 네팔 당국은 헬기 여러 대를 사고 현장으로 보냈고 수백 명의 구조인력도 동원하는 방식으로 추락 현장을 살펴보는 중이다. 하지만 비행기의 잔해가 협곡 등에 흩어진 상태라 수색 작업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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