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해 경제 한파, ‘제2 중동 붐’으로 녹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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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300억 달러 규모 한국 투자 계획
‘기회의 땅’ 경제협력 통해 돌파구 찾아야

아랍에미리트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에서 열린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 개막식'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에서 열린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 개막식'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가 우리나라에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15일(현지시간) UAE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맞춰 발표한 300억 달러(약 40조 원) 한국 투자 계획이 그것이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가 해외로부터 유치한 투자 총액에 육박하는 규모이고, UAE로서도 국부펀드를 통해 해외 국가에 약속한 투자 금액 중 최대 수치다. 양국은 원자력발전, 방위산업, 인프라 건설 분야 등에서 13여 건의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에 이은 이번 UAE와의 투자 협력은 ‘제2 중동 붐’을 일으켜 얼어붙은 한국 경제를 녹일 절호의 기회다.


UAE의 통 큰 결정은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 산 결과로 보이지만, 무함마드 대통령이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한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번 성과는 2009년부터 진행된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사업인 바라카 원전 사례를 빼놓고 거론하기 힘들다. 미국·프랑스 같은 선진국도 계획보다 5~10년 정도 지연되는 일이 적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공사 기한 준수와 철저한 계약 이행에 한 치 어긋남이 없었다고 한다. 기술력과 함께 흔들림 없는 믿음을 주고자 했던 우리 기업들의 분투가 빛을 발했다는 뜻이다. 그 이면에는 국가 간 신뢰 관계 형성에 주력해 온 앞선 정부들의 지원도 큰 힘이 됐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제2 중동 붐을 향한 노력은 우리 모두의 몫이라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찾는 일에 정치권의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정부·기업·국민의 구분이 따로일 수 없다는 얘기다. 12일에는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국부펀드로부터 약 1조 20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도 들렸다. 중동 국가들과의 지속적인 협력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여야 정치권의 공동 노력도 절실하다고 본다. 이번 UAE 투자 유치 역시 아직은 어디까지나 약속에 불과하기 때문에 투자 실현을 위해 우리 모두가 다 함께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중동은 1970년대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건설 붐을 일으킨 중요한 수출 시장이었다. UAE뿐만 아니라 오일머니가 넘쳐나는 중동은 여전히 진출 분야가 무한한 기회의 땅이다. 이번 순방에는 100여 개 기업으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동행했다. 수출과 성장이 막힌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중동을 새로운 성장 동력의 기회로 잡는 데 국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인 노력을 게을리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번 중동 세일즈 외교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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