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도전’ 굳힌 나경원, 윤핵관-대통령 ‘분리 전략’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윤심팔이’ 선거전 평가절하
윤 UAE 40조 투자 유치엔
“가슴 벅차 오른다, 감사하다”
순방 귀국 후 출마 의사 표명
김기현 ‘어대현’ 프레임 가동

나경원 전 의원이 16일 서울 국립서울현충원 내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내 무명용사의 묘를 찾은 나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측 제공 나경원 전 의원이 16일 서울 국립서울현충원 내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내 무명용사의 묘를 찾은 나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측 제공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의 ‘변수’였던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가 ‘상수’로 굳어지면서 당권주자 간 신경전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불출마를 압박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각을 세우면서도 윤 대통령에겐 연일 ‘러브콜’을 보내는 ‘분리 대응’ 전략으로 친윤(친윤석열) 지지층 확보에 나섰다. 안철수 의원도 윤핵관 비판에 가세하며 막판 나 전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고려한 대응에 나섰다. 김기현 의원은 ‘친윤 대표선수’임을 강조하면서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 프레임을 가동했다.

나 전 의원의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 출마 여부에 대해 “며칠 사이 행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 출마 의지는 명확해 보이지 않느냐”며 “윤 대통령이 (순방에서)귀국한 후에 (출마)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김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윤심팔이’를 하는 당 대표 선거전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 그 다음에 김 의원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분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나 전 의원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장제원 의원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다는 분이 이렇게 전면에 나서서 경선전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처음 봤다.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서 300억 달러의 투자 유치 성과를 거둔 데 대해 “‘이번 순방의 가장 주된 목적은 경제적 성과’라던 윤 대통령께서 순방 이틀 만에 40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가슴이 벅차 오른다”며 “큰 성과를 이끌어낸 윤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대통령실이 자신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에 대해 ‘해임’으로 응답하며 자신에 대한 ‘불만’이 고스란히 드러낸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은 윤핵관과 연일 충돌하면서도 윤 대통령에게는 일방적인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대통령실과의 충돌 이후 자신이 ‘반윤’으로 인식되면서 지지율이 급격히 빠지는 상황에서 윤핵관의 불출마 압박은 윤 대통령의 의중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지지층을 지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수도권 대표론’을 부각하는 안 의원 역시 이날 친윤계의 김기현 지원에 대해 “‘윤심팔이’가 아니고 ‘윤힘 보태기’ 후보 경쟁이 되어야 한다”며 나 전 의원이 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안 의원의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영우 전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에 대해 “‘김장연대에 ‘윤심이 있다’는 (말은)사실 ‘윤심팔이’에 지나지 않는다”며 “따지고 보면 김 후보를 찍으면 장 의원이 다 하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타 후보의 집중 견제에 대해 김 의원은 이날 “대통령과의 교감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공연히 트집 잡기 하면서 윤심팔이라는 터무니없는 말을 한다”고 받아치면서 최근 여론조사 상승세에 고무된 듯 “누가 출마하고 안 하고 관심 없다. 누가 (출마)하든지 김기현이 확실하기 때문에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 참석, “부산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의 근간인 영남권 당심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