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부산 자존심, 반드시 되찾겠습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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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이파크 중원 사령관 정원진

지능적 플레이 좋은 미드필더
공격 조율 ‘플레이메이커’ 역할
올해 부주장 맡아 리더십 기대
“공격포인트 15개 이상 목표
동료 득점 기회도 많이 만들 것
전지훈련은 원팀 뭉치는 계기”

부산아이파크 정원진이 태국 치앙마이 동계 전지훈련장에서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부산아이파크 제공 부산아이파크 정원진이 태국 치앙마이 동계 전지훈련장에서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부산아이파크 제공

“저희가 놀러 온 건 아니니까요.”

프로축구 부산아이파크 부주장 정원진(29)은 훈련장이 너무 외진 곳이라 불편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우문에 이런 현답을 내놨다.

부산 선수단은 현재 태국 치앙마이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정원진은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훈련 집중도는 훨씬 높다”면서 “선수들이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2023시즌을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은 지난 시즌 9승 9무 22패(승점 36)로 K리그2 10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2부리그에서도 꼴찌를 겨우 면한 성적이었다.

정원진은 “개인적으로 지난 시즌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팬들에게도 미안했다”며 “그런 만큼 올 시즌 더 간절하다. 과거 명문 구단으로서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정원진은 지난 시즌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부산 유니폼을 입었다. 부산 이적 후 3골 2도움으로 팀 공격력에 힘을 보탰다. 그는 “팀이 너무 안 좋은 상황에서 이적해 벅찬 면이 있었다. 감독님과 고민도 많이 했다”면서 “그래도 시즌 막판 3연승을 거두며 최하위에서 벗어난 점은 고무적이었다”며 살짝 웃어 보였다.

정원진이 부산에 몸 담은 건 반년 정도에 불과하지만, 팀에 대한 애정은 넘쳐났다. 사실 직전 소속팀 FC서울에서 그를 부산으로 영입한 건 박진섭 감독의 뜻도 한몫했다. 박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에서 코치로 있을 때 둘은 한솥밥을 먹은 사이였다.

부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박 감독은 정원진의 플레이를 눈여겨 봤고, 지난 시즌 중반 부산 사령탑에 오르면서 그의 영입을 구단에 요청했다고 한다.

정원진은 “포항시절보다 지난해 부산에서 함께하며 더 많은 걸 배우고 있다”며 “감독님은 전술적으로 굉장히 뛰어나시다. 생각하는 축구, 효율적인 축구에 대해 잘 지도해 주신다. 광주FC를 K리그2 우승으로 이끌고 승격시킨 원동력을 실감한다”고 박 감독의 지도력에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박 감독 또한 정원진에게 부주장의 중책을 맡기며 후배들을 이끌 리더십을 기대했다. 정원진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 부산의 특성을 살려 많이 뛰고 활력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원진은 역동적인 움직임과 순간적인 침투에 능하고, 정교하면서 강한 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선수들을 이용하는 지능적인 플레이가 뛰어나다. 이런 장점을 잘 아는 박 감독은 정원진에게 팀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겼다.

부산의 ‘중원 사령관’으로서 정원진은 팀의 득점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원진은 “이곳 치앙마이 훈련장에서도 득점력 보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골도 더 넣고, 득점 기회도 많이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올 시즌 공격포인트 15개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아울러 “내 개인 성적이 좋으면 팀의 K리그1 승격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원진은 경남FC, 김천 상무에서 두 번의 승격을 맛봤다. 특히 경남이 승격한 2017시즌엔 ‘10골-10도움’을 달성하며 자신의 최고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이 최고점을 찍은 경남 시절은 정원진에게 깊이 각인돼 있었다.

정원진은 “경남이 승격할 땐 축구가 정말 재밌었다. 개인적으로 골도 많이 넣은 것도 있지만, 선수들이 모두 하나로 똘똘 뭉쳐 계속 이기다 보니 축구 할 맛이 났다”며 “부산에서도 ‘원팀’으로 뭉쳐 그때 축구를 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원진은 “이번 해외 전지훈련은 선수들과 코치진이 한 숙소에서 먹고 운동하며 서로 소통할 좋은 기회다”면서 “원팀으로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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