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 정책 포럼 ‘사의재’ 창립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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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전 복지장관 대표 맡아
‘친문 세력화’ 당내 우려 시각도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 사의재 창립기자회견’에서 정세균 전 총리,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참석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 사의재 창립기자회견’에서 정세균 전 총리,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참석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이 중심이 된 정책 포럼이 18일 공식 출범했다. 포럼 참여자들은 ‘성찰과 계승’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에도 나설 뜻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고위 참모와 장관 등을 지낸 인사들이 된 정책포럼 ‘사의재’(四宜齋)가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정식으로 출범했다. 사의재란 다산 정약용이 저서를 편찬하며 머물렀던 처소 이름이다. 사의재 상임대표는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았다. 공동대표는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조대엽 전 정책기획위원장이 맡았다.

정현백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이야기해야 현실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방정균 운영위원장은 “현 정부는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운영으로는 대한민국의 성공적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의재 참여 인사들은 윤석열 정부의 ‘문재인 정부 정책 뒤집기’에 대한 대응 방침도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부 장관을 지냈고 사의재에 참여하는 도종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감사원 감사 자료를 검찰에 넘겨줘서 수사하는 일을 보면서 지나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팩트에 근거해서 대응할 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도 의원은 문 전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문 전 대통령이 포럼에 특별한 의견을 표명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친문 세력화’를 우려하는 당내 일각의 시각에는 “‘친문’의 범위를 뛰어넘는 다양한 분이 모이는 공론의 장이라서 너무 협소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문 진영에선 현역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도 18일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와 관련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의원들 사이에 현행 선거제도 개혁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선거제도 개혁 방향에 대해선 지역별, 의원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지난 16일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사의재 포럼에 대해 “계파를 결속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자제가 필요하고 자중해야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민주당 주류인 친명(친이재명)계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가 ‘사법리스크’로 위축된 상황에서 최대 계파인 친문계의 ‘세력화’가 당내 세력 지형을 바꿀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의재 참여 인사들은 이 대표와 포럼 출범을 논의했다고 밝히며 친문계 세력화 프레임에 적극 반박하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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