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많이 넣고 이겨야 승격… 올 시즌은 진격의 축구”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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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마이 전훈지에서 만난 부산아이파크 박진섭 감독

힘들수록 한 발짝 더 뛰기 강조
부족한 팀 애착심 끌어올리기
지난 시즌 후반 체력 저하 거듭
시즌 초 체력·지구력 강화 주력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박 감독. 부산아이파크 제공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박 감독. 부산아이파크 제공

프로축구 부산아이파크는 9일부터 내달 2일까지 태국 치앙마이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3년 만에 재개된 해외 전지훈련이다.

태국 현지의 따뜻한 날씨 속에 선수단은 체력 훈련을 포함한 다양한 전술 훈련, 국내외 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다가오는 2023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치앙마이 현지에서 훈련을 이끌고 있는 박진섭 감독을 만나 봤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리그 꼴찌로 추락한 부산을 구하기 위한 소방수로 긴급 수혈됐다. 하지만 그로서도 시즌 초반에 까먹은 승수를 온전히 만회하긴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최하위를 면하고 10위(9승 9무 22패·승점 36)로 시즌을 마친 건 그가 팀을 추스린 덕분이기도 했다.

박 감독은 부산을 맡고 느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선수단 전체에 퍼진 ‘애착심·희생정신 부족’을 짚었다. 박 감독은 “힘들수록 동료와 팀을 위해 한 발짝 더 뛰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잘 안 보였다”며 “시즌 초반 계속 지다 보니 끈기·근성 같은 부분이 사라진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부산아이파크는 해외 전지훈련 동안 선수들의 체력 강화와 득점력 보강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아이파크 제공 부산아이파크는 해외 전지훈련 동안 선수들의 체력 강화와 득점력 보강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아이파크 제공

이런 문제는 승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득점력 저하’로 나타났다는 게 박 감독의 진단이다. 박 감독은 “선수들 활동량이 떨어지니 공격 기회나 득점을 이끌어 내는 어시스트가 부족했다. 외국인 공격수들의 능력 부족과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이 문전에서 기회를 못 살리는 경우도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지난 시즌 부산은 득점 34, 실점 52로 골 득실에서 -18 기록했다. 극심한 골 가뭄과 허술한 수비가 고스란히 성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박 감독은 시즌 중반 이한도 등 베테랑 수비수를 영입해 수비의 안정을 가져온 건 긍정적인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진단이 나왔으니 처방이 필요한 법. 박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의 목표를 ‘체력 강화’와 ‘득점력 보강’에 뒀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부산은 경기 시간 70분이 넘어가면 체력이 급격히 방전됐다”며 “이로 인해 후반 막판 실점이 많아지고, 득점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박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 동안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려 한다. 오전·오후로 나뉜 하루 훈련 스케줄에서 오전엔 오로지 체력과 지구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새로 영입한 공격수들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브라질 출신의 외국인 선수 페신과 최건주, 최기윤 등에게 득점이나 득점을 만들어 내는 경기력을 기대했다. 특히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 심각했던 부산으로선 올해 페신의 활약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 감독은 페신에 대해 “볼 소유 능력이 좋고 순간적인 스피드가 뛰어나다. 한국 선수들이 막기 어려운 스타일이라 공격 2선이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많은 득점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박 감독은 외국인 최전방 공격수도 영입하기 위해 접촉 중이라고도 밝혔다.

박 감독은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한마디로 ‘밸런스 축구’로 정의했다. 그는 “공격 축구, 수비 축구로 딱 구분하기보다 공격과 수비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시한다”며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워낙 득점력이 빈곤했기 때문에 감독직 2년 차인 올해엔 공격력 강화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게 축구다. 골을 많이 넣고 이겨야 승격도 바라볼 수 있다”면서도 “지난 시즌 최하위권에서 단번에 우승하긴 쉽지 않다”는 점 역시 솔직히 인정했다. 다만 “플레이오프 진출을 1차 목표로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 그러다 보면 더 높은 곳까지 오르지 않을까”라며 은근히 자신감을 보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팀 색깔과 철학이 확실한 팀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는 그의 말처럼 올 시즌 부산도 ‘박진섭표 축구’로 확실히 무장해, 부산 팬들의 승격 희망을 꼭 이루길 기대해 본다. 이곳 치앙마이는 그 출발점이다.

치앙마이(태국)=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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