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졸속 개교 계획, 애먼 노동자에 ‘지연 책임’ 떠넘겨”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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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명문초등 공기 연장 관련
국토부장관·부산교육감 사퇴 촉구
“공기 부풀려 개교 지연됐는 데도
파업 때문이라 주장하며 ‘화살’
집회 때도 현장 작업 정상적 진행
학부모 두려워 노동자 희생양"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18일 오전 11시께 동구 초량동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문초 개교 지연과 관련해 노조 파업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제공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18일 오전 11시께 동구 초량동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문초 개교 지연과 관련해 노조 파업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제공

속보=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문초등학교 개교 지연(부산일보 지난해 12월 16일 자 3면 등 보도) 원인으로 노조 파업이 지목되자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가 원희룡 국토부장관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18일 오전 11시께 동구 초량동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문초 개교 지연과 관련해 노조 파업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원 장관과 하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부산시교육청이 최소 25개월 걸리는 학교 공사 기간을 14개월로 줄이는 등 졸속으로 설립 계획을 세운 것이 개교 지연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교육청은 계획부터 잘못된 졸속 공사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건설노동자들과 화물 노동자들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건설 노동자 죽이기에 혈안이 된 원 장관은 명문초 공사현장에 나타나 ‘노조의 탈을 쓴 조폭 때문에 공사가 지연된 것’이라는 거짓 주장만 떠벌리고 갔다”고 소리 높였다.

민주노총은 노조 파업만으로 공사가 지연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민주노총은 “부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 노동자들이 파업한 기간은 지난해 5월 중순 10일간이며, 파업과 명문초 건설 현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며 “레미콘 노동자들은 지난해 2월 9일~10일, 21일 단 3일간 명문초 공사 현장 앞에서 집회를 했는데, 집회 동안에도 작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측이 노조 파업 영향으로 공사 지연됐다고 추산한 기간은 총 68일이다. 2022년 2월 민주노총 건설장비 사용 요구 농성에 따른 공사방해로 10일, 5월 레미콘 운송기사 파업으로 22일, 6월 화물연대 1차 파업으로 18일, 11월 화물연대 2차 파업으로 28일 등이다. 이 외에도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해 공사가 1일 지연된 바 있다.

민주노총은 “학부모들은 두렵고 노동자들은 두렵지 않은 것이냐”며 “학부모들이 두려워 화물 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는 시교육청은물론 시교육청이 지어낸 내용을 이용해 탄압의 빌미로 삼는 저열한 국토부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설 노동자, 화물 노동자의 노동 없이는 5월에도 명문초 개교가 불가능하다”며 “세상 어디에도 노동자의 노동 없이 만들어지는 것은 없고, 노동자 민중을 적으로 돌리고도 온전했던 정권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서구 명문초는 당초 1월 29일 완공해 3월 개교에 맞춰 학생들을 맞이할 예정이었으나, 공사 기간이 총 69일 늘어나면서 완공 시점이 4월 8일로 미뤄졌다. 신학기에도 학교 건물이 완성되지 않으면서 명문초 1학년 신입생 245명은 당분간 옛 명지초등학교인 부산시학생교육원 인성교육관 ‘울림마루’를 임시 교사로 사용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원 장관은 명문초 건립 현장을 찾아 하 교육감, 명문초 신입생 학부모, 시공업체 대표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원 장관은 “우리 학생들과 부모님들의 마음에 많은 불편과 상처를 주는 것 같아 어른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무겁다”며 “다시는 집단이기주의에서 쌓아 올린 불법 행위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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