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중앙당사서 기자회견 예고
김기현·안철수와 ‘3파전’ 구도
친윤·비윤 대결 모양새 불가피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선거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당권 레이스 구도가 ‘김기현·나경원·안철수(가나다순)’ 3파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25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나 전 의원 측은 24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전당대회와 관련한 입장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이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는 자리가 처음인 만큼 당대표 출마 결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나 전 의원 측은 줄곧 설 연휴 직후 출마 선언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나 전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 나올 경우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할 때 김기현·나경원·안철수 3파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당권주자들은 모두 ‘친윤’ 당대표를 내세우고 있다. 모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며 당대표로서 정부를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한다.

허나 당장 당권 경쟁은 친윤 간의 대결이 아닌 친윤 대 비윤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친윤 실세인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를 형성, 확고한 윤심을 등에 업은 김 의원과 달리 나 전 의원은 ‘비윤’에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이달 13일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에서 동시에 해임한 이후 친윤계와 나 전 의원 간 갈등 수위가 급격히 올라갔다. 이 여파로 친윤계 표심이 김 의원 쪽으로 몰리면서, 김 의원은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초반 선두 자리를 지키던 나 전 의원이 비윤 이미지를 얻으면서 1위 자리를 김 의원에게 뺏긴 것이다.

허나 친윤 주류층의 세몰이에 거부감을 가지는 당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 전 의원의 출마에 따른 지형 흐름에 이목이 쏠린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 새로 도입된 결선투표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후보끼리만 재투표를 해 이긴 사람이 승리하는 제도이다. 현재 과반 이상 득표를 받는 압도적인 후보가 없어 결선투표제의 변수 가능성에 무게가 더욱 실린다.

김 의원 측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세 굳히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반면 2, 3위권인 안 의원은 결선투표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안 의원과 나 전 의원이 향후 결선투표를 염두에 두고 수도권 대표론으로 연대를 이룰 가능성도 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