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이 비토한 나경원의 퇴장…안철수가 수혜?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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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불출마 선언으로 당 대표 선거 구도 ‘출렁’
羅와 지지층·지역 겹치는 안철수가 ‘수혜’ 전망
반대로 김기현 대세론 확인에 범윤 쏠림 가능성도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170V 캠프 대회의실에서 열린 2030청년특보단 정책 미팅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170V 캠프 대회의실에서 열린 2030청년특보단 정책 미팅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였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불출마로 최종 입장을 정리하면서 당 대표 선거 구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당초 나 전 의원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당 대표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렸으나 저출산 대책을 둘러싼 대통령실과의 갈등, 여기에 장제원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의 공세로 ‘반윤’(반윤석열) 이미지가 쌓이면서 지지세가 크게 빠졌고, 결국 이날 출마 의사를 접었다.

이와 관련, 26일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2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784명에게 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 물은 결과, 김기현 의원이 25.4%, 안철수 의원 22.3%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나 전 의원은 16.9%로, 김 후보에 오차범위 밖으로 밀렸다. 대통령실의 비판, 친윤계의 비토가 거세지자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까지 하며 반윤 공세를 떨치려 했지만 지지율 하락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어 유승민 전 의원 8.6%, 황교안 전 대표 4.2%, 윤상현 의원 0.9%, 조경태 의원 0.4%, 기타 후보 1.4%로 나타났다.

김, 안 의원과 함께 선두그룹을 이뤘던 나 전 의원이 전대 무대 밖으로 퇴장하면서 일단 당 대표 선거는 김기현-안철수 2파전으로 전개될 공산이 커졌다. 나 전 의원의 지지세를 어느 후보가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대체로 안 의원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이 여당 지지층 중에서도 강성 친윤에 비판적인 당내 중도층을 양분해왔다는 분석이 있고, 여기에 수도권이라는 지역 기반도 겹치기 때문이다. 실제 대통령실과의 대립 이후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안 전 의원의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이번 YTN·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 안 의원은 김 의원, 나 전 의원과의 일대일 가상 대결에서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김기현’ 양자 대결 시 안 의원은 49.8%, 김 의원은 39.4%를 기록했다. ‘안철수-나경원’ 대결에서는 안 의원 52.9%, 나 전 의원 33.7%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나 전 의원이 빠지면서 안 의원의 강세가 더 확연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반대의 시각도 물론 있다. 나 전 의원 지지층의 대부분은 친윤계인데, 이들은 그 동안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출마를 할지 관망해왔다는 것이다. 결국 나 전 의원이 반윤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한 채 경쟁에 빠지면서 이들 지지층이 ‘친윤 대표선수’로 인식되는 김기현 의원으로 집결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김 의원을 지지하는 친윤 핵심 그룹이 ‘윤심’을 등에 업고 권성동 의원에 이어 나 전 의원까지 주저앉히면서 김기현 대세론이 더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나 전 의원의 불출마가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반윤 대표선수인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에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전대 판세는 다시 한번 요동칠 공산이 크다.

위에 인용된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19%p(국민의힘 지지층 95% 신뢰수준, ±3.5%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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