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환자 느는 척추질환, 수술 안 하고 치료할 수 없나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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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근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은 척추관협착증과 디스크 등 대부분의 척추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 수술 전 단계의 요통 환자들이 주대상이다. 부산힘찬병원 이동찬 원장이 신경성형술 시술을 하고 있다. 부산힘찬병원 제공 신경근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은 척추관협착증과 디스크 등 대부분의 척추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 수술 전 단계의 요통 환자들이 주대상이다. 부산힘찬병원 이동찬 원장이 신경성형술 시술을 하고 있다. 부산힘찬병원 제공

요통은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체중에 의한 중력 작용과 뼈 근육 신경이 마찰을 일으키면서 발생하는 충격 등으로 허리는 항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또 생활 속에서 잘못된 자세와 평균 수명의 증가로 인한 퇴행성 변화도 허리 통증의 주요 원인이다.


■젊은 층 허리 환자 증가 추세

현대인의 80% 이상은 한 번쯤 요통을 겪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척추질환 환자 수는 약 925만 명으로, 2017년 약 863만 명에 비해 7%가량 증가했다.

요즘은 젊은 층 환자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1년 기준 20~30대 젊은 층의 비율이 전체 환자 대비 약 19%를 차지하고 있다. 젊은 층 허리 환자는 퇴행성 변화보다는 PC나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 잘못된 자세, 과격한 운동이 원인일 때가 많다.

척추는 총 33개의 뼈로 이뤄져 있고, 척추뼈 사이에는 23개의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추간판이 있다. 추간판은 척추뼈 사이에 단단하게 붙어 있어 척추가 움직일 때마다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작용을 한다.

퇴행성 변화나 강한 충격으로 추간판 내 수핵이 튀어나오면서 신경을 눌러 요통을 유발하는 질환이 허리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탈출증이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보통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 다리, 발까지 저리거나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방사통을 느낀다. 특히 다리를 쭉 펴고 위로 올릴 때 당기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일 경우에는 휴식, 진통소염제나 근육이완제 등의 약물요법, 물리치료 등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주변 인대와 뼈가 두꺼워지는 등의 퇴행성 변화로 척추관 안의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신경이 눌리면 저릿저릿한 통증이 나타나고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난다. 이때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일시적으로 좁아졌던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감소하기 때문에 걷다가 멈춰 허리를 숙이는 자세를 반복하게 된다.

허리디스크는 통증이 지속돼 더 빨리 병원을 찾는 경향이 있다면 척추관협착증은 앉아 쉬거나 누워 있으면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기 쉽다.


■또 하나의 치료옵션 ‘비수술치료’

허리가 아파도 수술을 해야 하는 케이스는 아주 드물다. 척추 질환으로 실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 이내이다. 대소변 장애가 있는 경우, 감각 이상이 있는 경우, 6주 이상 치료를 해도 낫지 않고 반복적으로 극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부산힘찬병원 척추클리닉 이동찬 원장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은 우선 운동요법이나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 보고, 회복이 되지 않으면 비수술치료를 하게 된다. 비수술 치료로도 호전이 없다면 그 후에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 수술을 검토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비수술 치료법으로 신경근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이 대표적이다. 시술시간이 짧고, 시술 후 통증이 적어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현재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신경근차단술은 국소마취하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가닥을 찾아 약물치료를 하는 비수술적 치료다. 주사로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완화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며, 혈류를 원활하게 해 준다. 시술시간은 약 5분 정도 소요된다.

신경성형술 역시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다. 꼬리뼈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고 지름 1mm의 초소형 카테터를 삽입, 손상 부위를 찾아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제거하고 신경 유착을 풀어 준다.

척추클리닉 허준영 원장은 “신경성형술은 카테터를 병변 부위까지 직접 접근할 수 있어 신경근차단술보다 더 효과적이다. 국소마취하에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면서 시술을 할 정도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시술시간은 10분에서 15분 내외다.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출혈에 따른 부작용 걱정도 덜 수 있다. 시술 후 통증이 적어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꼬리뼈부터 척추의 손상부위까지 가느다란 관을 삽입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이 필요해 반드시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찬 원장은 “두 치료법 모두 씨암이라는 특수 영상장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를 확인하면서 병변 부위에 정확하게 약물을 투여하며 치료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부산힘찬병원 허준영(왼쪽) 원장과 이동찬 원장. 부산힘찬병원 허준영(왼쪽) 원장과 이동찬 원장.


■고령, 기저질환자, 수술 어려울 때 시도

비수술 치료는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대부분의 척추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하지 않는 단계의 요통환자들이 주대상이다. 나이가 고령이거나 기저질환 때문에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권할 만하다.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요통 환자에게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을 시행하면 80% 이상 통증이 호전될 정도로 그 자체로도 효과가 좋은 편이다. 이러한 비수술치료와 함께 프롤로 주사치료를 병행 시술하면 더욱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프롤로 주사는 통증 원인 부위에 인위적으로 염증 반응을 유도해 손상된 인대와 힘줄을 재생시켜 척추 통증을 줄여 주는 치료법이다.

허준영 원장은 “척추불안정증, 전방전위증이 있거나 척추관협착증이 심한 경우, 척추수술을 한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된 경우는 비수술적 치료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전문의와 상담해 다른 치료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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