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9년 만에 적자 탈출하나…올해 2000억 흑자 자신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년 연속 수주 목표 초과, 고부가 LNG선 생산 본격화 기대
현재 2년 6개월치 일감 확보, 올해도 수익성 중심 선별수주

삼성중공업이 올해 흑자 전환을 선언했다. 올해 수익성 개선의 핵심이 될 LNG 운반선. 부산일보DB 삼성중공업이 올해 흑자 전환을 선언했다. 올해 수익성 개선의 핵심이 될 LNG 운반선. 부산일보DB

삼성중공업이 2023년을 흑자 전환의 해로 선언했다. 2년 연속 수주 목표 초과 달성으로 넉넉한 일감을 확보한 데다, 수익성 높은 고부가 LNG 운반선 건조도 본격화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예상대로라면 2015년부터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고 9년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0일 자 공시를 통해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로 2000억 원을 제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8544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고정비 부담 △강재 가격 하향 둔화 △인력난에 따른 외주비·인건비 인상 여파 탓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일단, 포스트 코로나에 따른 국가 간 물동량 증가로 2021년 이후 꾸준히 오른 선가 덕분에 제값을 받고 수주한 물량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다. 생산비 급등으로 만들수록 손해였던 이전과 달리, 지금부턴 만들면 이익이 남는다.

매출액 증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감소로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는 게 삼성중공업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LNG 운반선이 수익성 개선의 핵심으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122억 달러, 94억 달러를 수주하며 2년 연속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 중 LNG 운반선이 58척, 122억 달러어치로 절반 이상(56%) 이다. 척당 2억 1000만 달러, 지금 환율로 우리 돈 2,600억 원꼴이다.

전망도 밝다. 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LNG 연료추진 시스템, 재액화시스템, 에너지저감장치(ESD) 등 고효율 친환경 기술과 스마트십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인한 LNG 수급 불안이 세계적인 LNG 증산 추세로 이어지고 있어 LNG 운반선에 대한 강한 시장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영국 조선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2030년 LNG 물동량을 애초 5.8억t에서 6.3억t으로 상향 전망했다. 에너지기업 쉘(Shell)도 2040년 LNG 물동량이 7억t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선가도 꾸준히 올라 12월 말 기준 척당 2억 48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를 토대로 올해 수주 목표를 95억 달러로 높였다. 연간 매출 전망도 8조 원으로 늘렸다. 작년 매출은 5조 9447억 원이었다. 다만, 이미 2년 6개월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은 유지한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코랄 술 FLNG.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코랄 술 FLNG. 삼성중공업 제공

특히 최근 세계적으로 투자 검토가 활발해진 FLNG(Floating Liquefied Natural Gas,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FLNG는 해상에서 시추한 천연가스를 육상으로 이동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액화한 뒤 저장, 운송할 수 있는 종합설비다.

1기 가격이 3조 원을 웃도는 초고가 해양플랜트로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단 4기가 발주됐다. 이 중 3척을 삼성중공업이 건조할 만큼 관련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은 독보적이다. 세계 최초, 현존 최대 규모 ‘셸 프렐류드(Shell Prelude)’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국영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Petronas)사의 ‘두아(DUA)’와 아프리카 최초 심해용 FLNG ‘코랄 술(Coral Sul)’까지 모두 삼성중공업 작품이다. 여기에 2020년 10월, 미국 델핀사로부터 FLNG 기본설계(FEED)까지 수주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FLNG 시장을 중심으로 3년 연속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