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이슬람 사원서 자살폭탄 테러, 사망자 90명 달해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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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샤와르 사원서 예배 중 폭발
희생자 대부분은 인근 경찰관
수색 중 사망자 무더기 늘어나
배후로 ‘파키스탄 탈레반’ 의심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파키스탄 페샤와르의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페샤와르 경찰 단지 인근 모스크 안에서 한 괴한이 폭탄을 터트려 88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파키스탄 페샤와르의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페샤와르 경찰 단지 인근 모스크 안에서 한 괴한이 폭탄을 터트려 88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파키스탄 북서부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90명 가까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번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로 파키스탄 무장단체가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해당 단체는 이를 부인했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달 30일 파키스탄 페샤와르의 이슬람 사원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테러범은 사원 인근 경찰서의 많은 경찰관을 비롯해 신도들이 사원 안에서 기도하던 중 자살폭탄 조끼를 폭파시켰다. 괴한들이 예배자들의 맨 앞줄에 있다가 자폭 테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고위 경찰관 사디크 칸은 폭발로 사원 지붕이 무너지면서 많은 사람이 잔해 더미에 깔렸다고 전했다. 사원은 페샤와르 경찰본부와 같은 구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폭발 당시 사원 안에서 기도를 드리던 300∼350명의 신도 대부분이 경찰관이었다.


이번 테러 발생 직후에는 사망자 수가 1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희생자 수가 크게 늘었다. 중상을 입은 채 구조된 이들이 이후 숨을 거뒀고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이들이 계속 발견됐기 때문이다. 사망자는 한때 47명까지 늘었다가 31일에는 88명으로 급증했다. 사상자 대부분도 역시 경찰관이었다.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의 굴람 알리 주지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여전히 그 밑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부상자들을 찾아 폭탄 테러 배후에 대한 엄격한 조치를 약속했다. 그는 또 희생자 가족들의 고통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애도했다.

테러를 일으킨 배후로 파키스탄 탈레반(TTP)이 지목되기도 했다. TTP 사령관은 트위터에서 자신들이 이번 테러 공격을 감행했다고 썼다. 하지만 수 시간 뒤 모하마드 쿠라사니 TTP 대변인은 “이슬람 사원, 신학교, 종교적 장소를 목표로 하는 것은 자신들의 방침이 아니며 그런 행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TTP의 징벌적 조치에 직면할 수 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나섰다. 이슬람 무장단체 연합인 TTP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별개 조직이지만, 두 조직은 동맹 관계다.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정부가 구금한 동료들의 석방, 부족 지역에서의 파키스탄군 주둔 감축이 이들의 요구사항이다. TTP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오가며 활동하다 지난해 11월 정부와의 휴전을 중단한 이후 테러 공세를 강화해왔다. 테러가 발생한 페샤와르는 아프가니스탄 국경 인근에 위치한 도시다. 페샤와르에서는 지난해 3월에도 이슬람 사원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6명의 신도가 사망하고 6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예배 공간을 표적으로 한 것은 테러리스트들이 (이슬람) 종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테러 발생 이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 보안 경보를 발령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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