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화명고가교 경관개선 사업’… 올해도 ‘미완성’ 되나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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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건설 당시 미관 사업 약속
5개 교각 중 2개만 완료 후 중단
올 예산 확보 불투명,주민들 불만

부산 북구 화명고가교 경관개선사업이 부산시의 예산 확보 실패로 3년이 넘도록 방치돼 있다. 사업이 완료된 일부 구간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북구 화명고가교 경관개선사업이 부산시의 예산 확보 실패로 3년이 넘도록 방치돼 있다. 사업이 완료된 일부 구간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산성터널 접속도로인 ‘화명고가교의 경관개선 사업’이 3년이 넘도록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부산시가 사업을 약속하고도 예산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은 탓이다. 올해도 예산 지원이 불투명해 사업이 기약 없는 상태에 놓이자 지역사회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1일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부산 북구 화명동 화명고가교 경관개선사업 공사는 현재 5개 교각 중 2개 교각에서만 완료됐고 이후에는 중단됐다. 북구청과 부산시 건설본부가 협의해 추진한 이 사업은 교량 하부에 트리형 구조물과 조명 등을 설치해 고가교로 인해 나빠진 도시 미관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산성터널 접속도로인 화명고가교는 북구 화명동 상업지역을 가로지르는 교량으로 2015년 완공됐다. 착공 당시 인근 상인과 주민은 지역 단절과 조망권 침해를 불러오고, 도시미관을 해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시와 북구청은 2016년 수 차례 주민 협의를 거쳐 경관개선 사업을 약속했다. 시는 특별교부금 등으로 총 38억 원 예산을 지원하고 북구청이 5개 구간 경관개선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의 약속과는 달리 예산이 전부 지원되지 않는 바람에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시는 특별교부세와 특별교부금 등으로 전체 예산 중 20억을 먼저 확보했고 구청은 예산 활용 가능 범위 내에서 2019년 12월 1차 공사를 완료했다. 북구청은 나머지 구간 공사도 조속히 완료하기 위해 매해 특별교부금을 시에 신청했으나 재난이나 안전 등 다른 우선순위 사업 등에 밀렸다.

북구청은 시의 예산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나머지 사업을 이어 나가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예산 대부분이 사회복지 비용으로 지출될 정도로 재정적으로 열악한 지역이기 때문에 큰 규모의 사업은 자체적으로 부담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북구의 재정자립도(세입 과목 개편 후)는 부산 16개 구·군 중 15위였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시의 예산 지원이 불투명해 사업이 ‘반쪽’ 짜리에 머물며 방치될 가능성이 커지자 지역 정치권과 주민 반발이 거세다. 북구의회 정기수 의장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시에 예산 확보를 요청했는데 반응이 없다”라며 “시가 주민과 약속한 사업이기 때문에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예산 확보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이정훈(63) 씨는 “애매하게 절반만 공사하니까 미관상 더 좋지 않다. 지금처럼 조명 몇 개 가져다 놓는 것이 아니라, 예산 확보를 통해 제대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올해 특별교부금 등 예산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어 지원 여부를 확답할 수 없다”며 “다만 관계부서, 담당 구청 등과 계속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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