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국 사우디, 2030년 초대형 허브공항 건설 [엑스포 최대 변수 가덕신공항]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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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활주로 ‘킹살만 국제공항’
연간 1억 2000만 명 수용
국부펀드 ‘PIF’ 통해 예산 해결
‘갈팡질팡’ 가덕신공항과 대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 허브공항’을 건설할 계획이다. 리야드신공항의 마스터플랜은 세계적 건축그룹 포스터앤드파트너스가 맡았다. 리야드신공항 조감도. 포스터앤드파트너스 홈페이지 캡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 허브공항’을 건설할 계획이다. 리야드신공항의 마스터플랜은 세계적 건축그룹 포스터앤드파트너스가 맡았다. 리야드신공항 조감도. 포스터앤드파트너스 홈페이지 캡처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교통 대책과 관련해 정부와 부산시가 가덕신공항 개항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에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03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허브 공항을 개최 예정지인 리야드에 짓기로 하고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가덕신공항은 공법 선정 문제 등 때문에 2030년 개항 여부가 확정되지 않고 있다. 추후 공법이 확정되더라도 대규모 토목 공사가 불가피해 실시설계, 보상, 환경 논란 등의 걸림돌이 만만치 않다정부 역시 2030년 이전 개항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가덕신공항 건설에 정통한 부산의 한 국회의원은 “현 일정대로라면 가덕신공항 개항 시기는 2035년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건설공사가 시작되는 시기가 2029년으로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건설에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한국과 2030월드엑스포 유치 경쟁을 벌이는 사우디는 초대형 신공항 건설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리야드 신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현재의 리야드 공항을 6개의 평행 활주로를 갖춘 대규모 허브 공항인 ‘킹 살만 국제공항 건설을 추진한다.

리야드 공항은 2030년 이전에 연간 수용 능력 1억 2000만 명 규모의 허브 공항으로 탈바꿈하는데 인천국제공항보다 크다. 인천공항은 2021년 제4 활주로 운영을 시작했으며 제5 활주로를 건설하기 위한 5단계 공사는 2024년에 시작한다. 인천공항은 4단계 건설사업이 마무리되는 2024년에 연간 수용능력 1억 600만 명이 될 전망이다.

리야드 신공항은 사업비 문제도 없다. 총자산이 6200억 달러(약 841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57㎢ 규모의 방대한 신공항 건설을 맡았기 때문이다. 리야드 신공항의 마스터플랜은 세계적인 건축그룹 포스터앤드파트너스가 맡는다.

사우디는 신공항뿐 아니라 리야드 기반의 초대형 국영 항공사도 설립한다. 사우디는 제2국영 항공사인 RIA를 설립 중이며 기존의 국영항공사인 사우디아를 홍해 인근의 제다에 배치해 ‘2개 허브 공항’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작사들과 2개 항공사를 위한 항공기 주문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항공 운송은 사우디가 2030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글로벌 교통, 물류 허브’ 전략의 하나다. PIF에 따르면 사우디는 신공항 건설과 항공사 설립 등으로 10만 명의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2050년까지 연간 1억 8500만 명의 여행객을 처리하면서 350만t의 항공화물을 운송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우디와 달리 정부는 가덕신공항 조기 건설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가덕신공항은 국내 지자체들의 비협조로 대구·경북(TK)신공항과 ‘국비 경쟁’을 벌여야 할 판이다. TK정치권은 ‘선점 효과’를 주장하며 2028~30년 TK신공항 개항을 추진한다. TK신공항 특별법은 ‘중추공항’ 내용도 담고 있어 인천공항과 연계된 ‘2개 허브공항’ 전략도 가덕신공항이 TK신공항에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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