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고 따뜻하게…열다섯 살 전이수가 그려 낸 세상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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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생각하는 정원 개관 기획전
4월 6일까지 ‘소중한 사람에게’ 개최
SBS ‘영재발굴단’ 소개 최연소 동화작가
청소년이 되어 마주한 삶에 대한 생각들
사회적 편견 등 다양한 주제로 작품 선봬

전이수 '마음을 전해요'. 갤러리 생각하는정원 제공 전이수 '마음을 전해요'. 갤러리 생각하는정원 제공

2008년생. 열다섯 살 동화작가 전이수의 그림은 진지하고 따뜻하다.

전이수 작가는 8살 겨울방학 때 자신의 첫 그림책 <꼬마악어 타코>(엘리)를 출간했다. SBS ‘영재발굴단’에 소개되며 ‘최연소 동화작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나의 가족, 사랑하나요?>(주니어김영사), <이수의 일기>(글의온도), <괜찮아>(걸어가는늑대들) 등 열 권 이상의 책을 펴냈다. 이제 청소년이 된 전이수의 그림을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갤러리 생각하는 정원의 전이수 기획초대전 '소중한 사람에게' 전시 전경. 오금아 기자 갤러리 생각하는 정원의 전이수 기획초대전 '소중한 사람에게' 전시 전경. 오금아 기자

올 1월 부산 강서구에 문을 연 갤러리 생각하는 정원(관장 조규영)은 동화작가 전이수 초대전 ‘소중한 사람에게’를 개최하고 있다. 제주의 자연과 그 속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에서 보고 느낀 것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각 작품에 대해 작가가 자기 생각을 직접 쓴 ‘생각 나눔’ 글도 같이 선보인다. 글을 통해 자연 파괴, 기계에 의존한 삶, 입양과 장애, 사회적 편견과 차별 등을 생각하는 ‘작은 철학자’를 느낄 수 있다.

전이수 '마음이 무거워지다'. 갤러리 생각하는정원 제공 전이수 '마음이 무거워지다'. 갤러리 생각하는정원 제공

‘세상의 절반이 굶주린다’라는 그림에 대해 전이수는 ‘난 내가 그리는 그림들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로 멀리 나의 친구들을 위해 손을 뻗고 싶다. 우리는 함께니까’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폐지 리어카를 힘들게 끌고 가는 할아버지 그림에는 ‘마음이 무거워지다’라는 제목의 글이 함께한다. ‘그 할아버지는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고 계신다. 그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살아가기 위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싫어도, 힘들어도, 꼭 해야 하는 것이었다.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 문장에서는 보이는 것 이상을 생각하는 성숙한 시선도 발견할 수 있다.

전이수 '노 플라스틱'.갤러리 생각하는정원 제공 전이수 '노 플라스틱'.갤러리 생각하는정원 제공
전이수의 '열매'와 작품 해설 글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과수원 나무에 매달린 열매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떠올렸다. 오금아 기자 전이수의 '열매'와 작품 해설 글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과수원 나무에 매달린 열매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떠올렸다. 오금아 기자

6·25 무공훈장 주인공 찾기 캠페인 공익광고에서 소개된 ‘마음을 전해요’, 제주도 쓰레기 처리장에서 영감을 얻은 ‘노 플라스틱’, 바지를 뒤집어 입는 동생의 개성을 존중하는 ‘세상에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폭발할 것 같은 사춘기를 표현한 ‘성난 황소처럼’ 작품이 눈길을 끈다. ‘엄마의 삶의 무게’ ‘소중한 사람’ ‘열매’ 등 가족에 대한 애정이 담긴 작품까지, 작가의 생각을 읽으면서 전시를 보면 그림이 다시 보인다.

전이수 초대전 ‘소중한 사람에게’는 갤러리 생각하는 정원(강서구 영강길17번가길 42, 3층)에서 4월 6일까지 이어진다. 매주 목요일 휴관. 관람료 어린이 1000원, 성인 4000원.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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