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공들인 부평깡통시장 아케이드 ‘구멍 숭숭’ 흉물 되나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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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m 중 13m 천장 못 덮어
2008년 시작 사업 불완전 우려
중구, 건물주 반대로 합의 불발
"예산 문제로 공사 더 못 미뤄"
'이 빠진 모양' 사고 유발 위험도

부평깡통시장 6차 아케이드 천장 일부 구간이 빈 채 설치된다. 8m 높이의 아케이드가 설치된 부평깡통시장(왼쪽)과 6차 아케이드가 설치될 부평깡통시장 골목(오른쪽). 부산일보 DB 부평깡통시장 6차 아케이드 천장 일부 구간이 빈 채 설치된다. 8m 높이의 아케이드가 설치된 부평깡통시장(왼쪽)과 6차 아케이드가 설치될 부평깡통시장 골목(오른쪽). 부산일보 DB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 마지막 구간 아케이드 천장이 일부 구간에 빈 채 불완전하게 지어질 위기에 처했다. 중구청이 아케이드 천장을 반대하는 건물주를 끝내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6년 만에 완성되는 설치 사업 일부가 ‘이 빠진 모양’으로 추진되면서 안전성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일 중구청과 부평깡통시장상인회 등에 따르면 부평깡통시장 6차 아케이드 사업이 설계용역 계약 입찰을 앞두고 있다. 다음 달 중으로 설계 업체가 선정되면 올해 8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앞서 구청은 2008년부터 전통시장현대화사업의 일환으로 부평깡통시장의 아케이드 설치 사업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6차 아케이드가 ‘이 빠진 모양’으로 설계돼 건설된다는 점이다. 사업 시행자인 중구청은 6차 아케이드 전체 천장 길이 110m 가운데 대략 13m 정도 되는 구간이 불완전하게 건설된다고 밝혔다. 이 구간에서는 아케이드가 다른 곳보다 폭이 절반 정도로 줄면서 빈 곳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전체 아케이드의 10% 남짓 되는 구간이 ‘반쪽’ 시공에 그치는 셈이다.

이처럼 불완전한 형태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해당 구간의 건물주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건물주 동의를 얻지 못하면 해당 건물 위를 지나는 아케이드를 강제적으로 지을 방법이 없다. 건물주 A 씨는 “부평깡통시장의 아케이드 소재는 불에 타기 쉬운 플라스틱”이라며 “개폐 장치가 고장 난 채 있는 등 설치 후 관리 소홀로 공기도 탁해지고 위생도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중구청과 부평깡통시장상인회는 사업 시행 직전까지 A 씨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예산 문제로 더는 사업 진행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6차 아케이드 사업 예산 20억 원 중 15억 원은 부산시로부터 지원받는데, 올해까지 사업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예산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계부터 공사 기간까지 고려하면 지금부터 설계 업체를 찾아야 한다는 게 중구청 설명이다.

해당 거리의 다른 건물주들도 더 이상 사업을 지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40년 동안 수입잡화를 운영한 이영숙(74) 씨는 “비라도 오면 손님들 모두 아케이드가 설치된 곳으로만 다닌다”며 “일부가 반대한다고 시장을 살리기 위한 아케이드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불완전한 형태의 아케이드 천장에 대해 미관 등 여러 우려가 제기된다. 구멍이 뚫리고 일부가 붕 뜬 상태가 되면서 구조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강풍 등이 천장에 비어 있는 공간으로 집중될 경우 구조물이 훼손되거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비와 햇빛 차단 효과도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빠진 모양의 아케이드가 설치된 부산진구의 부전시장은 구멍을 통해 아케이드를 설치한 상가 쪽으로 비바람이 들이닥쳐 민원이 수차례 나오기도 했다.

구청은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설계 단계에서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청 관계자는 “아케이드 천장 구조에 변화를 줘 비바람이나 햇빛이 퍼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6차 아케이드 사업이 완료되면 16년 만에 부평깡통시장의 현대화 사업이 완료된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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