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선까지 밀린 컨테이너 운임…해운한파 속 HMM 매각 급물살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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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동기比 5분의 1 수준…지난해 HMM 실적도 둔화세 뚜렷
산은, 매각자문사 선정작업 돌입…"HMM 매각 질질 끌지 않을 것"

2만 4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인 HMM ‘오슬로(Oslo)’호가 영국 남부의 사우스햄프턴(Southampton)에서 입항하는 모습. 해양진흥공사 제공 2만 4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인 HMM ‘오슬로(Oslo)’호가 영국 남부의 사우스햄프턴(Southampton)에서 입항하는 모습. 해양진흥공사 제공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000선 코앞까지 밀리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HMM의 정상화를 이끈 해운업 호황이 끝나고 해운업황이 본격적인 침제 국면에 들어가면서 HMM 최대 지분 소유자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도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SCFI는 지난 3일 전주 대비 22.86포인트(P) 내린 1006.8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980.93)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하락 폭만 80%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가장 비중이 높은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0달러 떨어지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1363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항로 운임 역시 전주보다 53달러 내린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961달러로, 2020년 8월 21일 이후 2년 반 만에 100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해운업계는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SCFI로 대표되는 해운업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해상운임 하락은 이달 셋째 주 발표 예정인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실적에도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CFI가 스팟(단기) 운임 변동을 나타내는 만큼 화주들과 장기계약을 맺는 HMM이 받는 충격은 예상보다 적을 수 있지만, 운임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해부터는 HMM도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HMM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정부도 사이클 산업인 해운 특성을 고려해 HMM의 몸값이 크게 떨어지기 전 매각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HMM은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각각 지분 20.7%, 19.96%를 보유한 공적자금 투입기업이다.

특히 세계 1∼2위 해운업체인 MSC·머스크로 구성된 해운동맹 '2M 얼라이언스'가 2025년 해체를 발표하는 등 최근 해운업 흐름이 업체 간 극심한 운임 치킨 게임으로 장기간 침체에 빠졌던 2010년대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 HMM 매각작업도 예상보다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HMM 매각 컨설팅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다음 주 중 발송하고, 이달 17일 자문사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산업은행은 자금력이 있는 후보군 기업을 만나 인수 의향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글로비스가 속한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LX그룹, 삼성SDS, SM상선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조 4701억 원, 10조 359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3.9%, 36.0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652.2%에 달했던 2021년보다는 실적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것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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