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산판 블랙리스트’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징역 5년 구형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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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전 부산시장. 부산일보DB 오거돈 전 부산시장. 부산일보DB

2018년 부산시장이 바뀐 이후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임원에게 사표를 종용했다는 일명 ‘오거돈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6일 오전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박태수 전 정책특별보좌관, 신진구 전 대외협력보좌관에게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오 전 시장 취임 이후인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임기가 남은 시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 9명에게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공공기관 임직원들을 압박해 사직서를 제출하게 만들었고, 이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성립된다”며 “부산시장으로서 물갈이 방침을 세워 내부 시스템을 통해 승인, 지시, 보고 체계를 이용한 공모 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시장이라는 제왕적 지위에 기대 공공기관 임직원 임명과 해임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해쳤다”며 “사직하게 된 임직원들에게 상실감과 박탈감을 줬고, 시민들에게는 임원 채용 과정에 깊은 불신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 측은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들 간 공모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시정을 이끌기 위해 한 일들이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켰고,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정무직 공무원들도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무라인이 일방적으로 인사에 개입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 선고는 오는 17일 오전 11시 부산지법 351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오 전 시장은 2021년 6월 부하직원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3년이 선고돼 복역 중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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