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론으로 안철수 때리는 친윤… 안 측 “토사구팽이냐”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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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안, 공산주의자를 존경”
김기현 “자기 정치에 대통령 이용”
안철수 “윤핵관 표현 쓰지 않겠다”
국힘 전대 레이스 갈수록 ‘혼탁’

국민의힘 김기현(왼쪽)·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작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작갑 합동 당원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왼쪽)·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작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작갑 합동 당원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안철수 당대표 후보를 “국정 운영의 방해꾼”으로 직격한 이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레이스가 더욱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김기현 후보를 지원하는 친윤(친윤석열)계는 6일 ‘색깔론’까지 거론하며 안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고, 안 후보 측은 “토사구팽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한쪽으로 기운 듯한 당 지도부의 ‘자제’ 메시지도 일부 후보의 정면 반발에 실효를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이날 인천 연수구 당원간담회 자리에서 전날 윤 대통령 언급과 관련, “대선이나 총선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기 정치를 통해 선전하는 데 빠지면 안 된다”며 “대통령을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오히려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국정운영의 동력에 차질이 되는 행태는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안 후보를 거듭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 역시 대통령실의 전대 개입 논란에 대해 “안 후보 측에서 먼저 윤 대통령을 (전대에)끌어들였다”며 “지금 (당권)후보들의 ‘윤심’에 대한 자의적 해석, ‘윤안 연대’(윤석열-안철수 연대) 등을 (거론)하지 말라는 게 무슨 당무 개입이냐”고 반박했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안 후보를 겨냥해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 “잘된 일은 자신의 덕이고, 잘못된 일은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 “작은 배 하나도 제대로 운항하지 못하고 좌초시킨 사람이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되겠다고 한다” 등 원색적 비난을 쏟아 냈다.

대통령실의 직접 비판에 당혹한 안 후보 측은 이날 “대통령실 입장을 유념하겠다”면서도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안 후보는 스스로는 대통령실 문제 제기에 수긍하는 모양새로 ‘확전’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윤안 연대’와 관련, “윤 대통령이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면 쓰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란 말에 대해서도 “(앞으로)쓰지 않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그렇게 생각하실 줄은 몰랐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안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 후보 측도 윤 대통령과 일체다(라고 했고), 어떤 의원님은 ‘윤심은 100% 김 후보에 있다’고 방송에서까지 했다”며 안 후보의 ‘윤안 연대’ 언급만 문제 삼는 대통령실에 에둘러 불만을 표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문병호 최고위원 후보는 “후보 단일화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고, 현 정권에 협력하고 앞으로도 뒷받침하겠다는데 이제 와서 ‘당대표(는) 당신은 안 된다’는 것은 토사구팽”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무슨 간신배니 ‘윤핵관’이니, 이런 조롱 조의 언사를 일삼는 것은 사실상 대통령에게 침 튀기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정말 악의적 의도의 언사들이 횡행하는 것에 대해 앞으로는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그러나 ‘이준석계’인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그런 용어(윤핵관·간신배)를 막는다고 해서 ‘윤핵관’이라고 하는, 우리 당을 굉장히 어지럽히는 간신배에 대한 국민 불만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간신배를 간신배라고 부르지, 뭐라 하느냐”고 반발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CBS·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3~5일, 국민의힘 지지층 384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안 후보 36.9%, 김 후보 32.1%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이어갔다. 최근 전대에 뛰어든 천하람 후보가 8.6%로 9.3%를 얻은 황교안 후보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반면 MBN·넥스트리서치 조사(4~5일, 국민의힘 지지층 313명, 표본오차 상동)에서는 안 후보(36.0%)가 25.4%인 김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는 황교안 후보(5.0%)에 이어 조경태 후보가 2.3%로 4위를 차지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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