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울산 시민 하나되는 대화합의 장 만들 터”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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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울산산업문화축제 추진위원장

기존 공업축제 시대 맞는 변신 주도
지역 정체성 살린 대표축제 산파 역할
‘화합’ ‘동행’ 키워드로 6월 개최 예정

지역 축제는 때로 도시 브랜드와 동일시된다. 한데 ‘산업수도’ 울산에서 “축제는 많은데 ‘으뜸 축제’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때 ‘노잼도시’로 전국에서 유명세(?)를 탄 울산이어서 그런지 이 문제에 더 민감하다.

민선8기 울산시가 결국 지역 정체성을 살린 대표 축제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비장의 무기는 가칭 ‘울산산업문화축제’로, 약 36년 만에 옛 공업축제의 화려한 부활을 알린다.

올해 들어 문화, 노동, 학계, 상공,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 29명이 산파 역할을 맡아 축제 구상에 여념이 없다.

이를 총괄하는 울산산업문화축제추진위원회 김철(76) 위원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문화예술계, 체육계, 관광계, 학계를 망라하는 인사들이 골고루 추진위에 배치된 만큼 이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기업체와 근로자, 시민이 하나 되는 대화합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중구 태화동에 있는 전기공사업체 ‘성전사’ 대표인 김철 위원장은 지역 문화와 정체성 확립, 사회 공헌에 남다른 애착이 있다. 중구문화원장, 태화루 복원 범시민협의회 공동대표, 현 대한적십자사 울산시지사 회장…. 그동안 거쳐간 직함은 일일이 손으로 헤아리기 힘들다. 기업가인 그가 ‘산업’과 ‘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축제와 깊은 인연을 맺은 것도 우연이 아닌 듯싶다. 김 위원장이 내세운 이번 축제의 키워드도 ‘화합’과 ‘동행’이다.

축제는 변수가 없는 한 6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울산공업센터 지정이 1962년 6월 1일이었고, 같은 날 경남 울산군에서 경남 울산시로 승격했기 때문이다. 1967년 4월 시작한 옛 공업축제도 6월의 상징성을 기념해 1968년부터 6월 1일에 개최했다. 하지만 ‘공업’이라는 단어가 ‘공해도시’를 연상하게 만든다는 여론에 따라 1989년 시민대축제로 명칭을 변경했다가 1991년 처용문화제로 또 이름이 바뀌었다.

처용문화제위원장을 맡기도 한 김 위원장은 “처용문화제를 하면서 종교적 색채를 이유로 논란이 있었고 무엇보다 지역 정체성을 제대로 담고 있는지 나 또한 의문이 많았다”며 “다행히 산업문화축제로 전환하면서 이제 (축제) 방향을 잘 잡은 것 같고, 옛 공업축제의 명성을 잇는다는 점에서 산업도시로서 면모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옛 공업축제의 추억은 아직도 그에게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김 위원장은 “6~70년대 공업축제는 정말 재밌었다. 여기 태화로터리를 지나 (성남동) 시계탑, 그리고 공설운동장(현 울산종합운동장)까지 현대조선소, 현대자동차 같은 공장들이 저마다 시가행진을 벌이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 모습을 구경하려고 온 거리가 근로자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전국 팔도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다 같이 한마음이 돼 울산 시민으로서 자긍심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도 공업축제의 명맥을 잇는 만큼 성대한 거리 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기본인데, 축제의 백미는 단연 대규모 퍼레이드가 될 것”이라며 “옛날처럼 가장행렬을 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하지만, 그 시절 그 모습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고, 젊은 세대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진위 측은 퍼레이드에 곁들여 울산 4차산업혁명 미래박람회, 울산 록 페스티벌, 불꽃축제 등 그간 개별 행사에 그쳤던 크고 작은 축제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복안도 세웠다.

울산산업문화축제는 아직 정식 이름을 얻지 못했다.

울산시는 축제추진위에서 나온 굴뚝축제, 태화축제, 공업축제 3가지 안을 놓고 오는 15일까지 설문에 들어가 시민이 가장 많이 선택한 명칭을 공식 이름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시민 설문 기간이고 위원장이다 보니 마음에 드는 명칭이 있어도 공개적으로 말하기 힘들다”면서 “시민이 선택한 명칭이 가장 좋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제 축제까지 남은 기간은 약 4개월. 김 위원장은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꼭 손익을 따지고 외부 관광객에 연연하기보다 축제 취지에 맞게 울산 시민이 온전히 즐기는 화합의 장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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