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정말 존재할법한 이야기 만드는 게 목표”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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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강윤성 감독

‘카지노’ 시즌2 스틸 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카지노’ 시즌2 스틸 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15일 ‘카지노’ 시즌 2 공개

“특이 공간 속 인간 욕망과 탐욕

사회의 축소판 보여주고 싶어”


작품 전 배우에 편지 쓰는 감독

“마흔일곱 살 늦게 입봉한 만큼

더 좋은 작품 많이 선보일 것”


“여전히 매 작품 간절하고 절실해요. 초심을 늘 잊지 않으려고 해요.”

강윤성 감독은 작품 시작 전 출연 배우들에게 편지를 쓰는 걸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말 시즌1에 이어 이달 시즌2를 공개하는 디즈니플러스 ‘카지노’를 앞두고도 그랬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 감독은 “이야기를 화면에 풀어내는 건 결국 배우”라며 “그 정도 노력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영화 ‘범죄도시’(2017)를 만든 강 감독의 첫 드라마 도전작이다. 강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모두 맡은 데다 그동안 주로 스크린에서 대중을 만난 배우 최민식이 25년 만에 합류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번 작품을 “카지노라는 랜턴에 몰려드는 불나방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카지노라는 특이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욕망과 탐욕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단순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되지 않길 바랐죠. 그래서 주인공의 전사(예전 이야기)를 많이 넣었습니다.”

‘카지노’ 시즌2 스틸 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카지노’ 시즌2 스틸 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감독의 말처럼 드라마의 중심에는 주인공 차무식이 있다. 차무식은 실제 한국인 카지노 대부를 모델로 한 캐릭터다. 강 감독은 “이분을 만나서 정킷방의 존재나 운영 방식 같은 걸 알게 됐다”며 “인터뷰를 많이 한 뒤에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감독은 “극의 배경은 필리핀이지만, 그걸 주도하는 중심에는 필리핀과 한국 사람이 모두 있다”며 “특정 국가나 지역의 모습이 아닌 우리 사회의 축소판,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 작품은 2020년 3월부터 필리핀에서 3개월가량 촬영했다. 현지 분위기가 담긴 덕분에 이야기의 현실감이 더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감독은 “날씨가 정말 더웠지만, 많은 분이 협조해주셔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며 “사탕수수밭과 폐차장 신을 찍을 땐 태양을 피할 방법이 없어서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드라마 속 최민식 배우의 얼굴을 잘 보면 초반보다 상당히 붉다”며 “겉옷을 벗으면 셔츠가 땀으로 다 젖어있을 정도였다”고 했다. “힘들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해외 촬영을 한 덕분에 배우들과 논의할 시간이 많았죠. 오래 붙어 있다 보니 현장 분위기도 더 편하고 좋았어요.”

‘카지노’ 시즌2 스틸 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카지노’ 시즌2 스틸 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오는 15일 베일을 벗는 시즌2는 첫 주 1~3화를, 이후 매주 1화씩 공개한다. 강 감독은 “시즌1이 카지노의 전반적인 생리를 보여줬다면, 시즌2는 차무식이 벼랑 끝에 서서 적들에 맞서는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펼친다”며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통한 간접 경험으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좀 더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2017년 ‘범죄도시’를 선보인 강 감독은 한국형 범죄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감독은 “마흔일곱에 데뷔했는데 운 좋게도 첫 작품이 잘 됐다”며 “다음 작품에 대한 조바심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작품을 하다가 엎어진 적도 있다”며 “늦게 입봉한만큼 더 좋은 작품을 많이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야기가 도식화되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해요. 공상과학이나 사극 등 장르 불문하고 세상에 정말 존재하는 이야기처럼 만드는 게 목표예요. 무엇보다 늘 초심을 생각하면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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