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통’ 벗은 사진에 비책 족자 등장한 국힘 정견발표장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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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주자 6명 당원 지지 호소
이색 모습으로 당심 잡기 나서
신경전보다 화합 분위기 집중
윤심·윤핵관 논쟁 자제 요청도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7일 처음 열린 비전 발표회에 모여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당원 지지를 호소했다. 일부 후보들은 ‘대통령 공천 불개입’이 적힌 족자를 펴는가하면 상의를 벗은 채 찍은 과거 포스터를 보여주거나 영화 대사를 홍보 구호로 사용하는 등 이색적이고 톡톡 튀는 모습을 강조하면서 ‘당심 구애’에 열을 올렸다.

이날 서울 강서구 ASSA빌딩에서 열린 3·8 전당대회 비전 발표회에서는 추첨을 통해 천하람·황교안·김기현·안철수·조경태·윤상현 후보 순으로 진행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천 후보는 “국민의힘 개혁과 총선 승리를 위한 두 가지 비책”이라며 양손에 쥔 족자를 하나씩 펼쳤다. 첫 번째 족자에는 한자로 ‘대통령 공천 불개입’이 적혀 있었고 두 번째 족자엔 한자로 ‘공천 자격고사 의무화’가 적혀있었다. 천 후보는 “국민께서는 권력자나 권력자의 소수 측근에 의한 공천보다 국민과 당원을 위한 선택을 존중한다”고 뜻을 밝혔다.

이어 무대에 오른 황 후보는 빨간 목도리를 두른 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하겠다”며 당 지도부, 여의도연구원장 등의 당원 투표 선출과 당내 특별민생위원회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천 후보는 '대통령 공천 불개입'과 '공천 자격 고사 의무화'가 적힌 두가지 비책을 공개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천 후보는 '대통령 공천 불개입'과 '공천 자격 고사 의무화'가 적힌 두가지 비책을 공개했다.연합뉴스

노타이 차림으로 무대에 선 김 후보는 ‘정통보수’를 강조했다. 그는 “한 번도 탈당하지 않고 정통보수의 뿌리를 지켜온 사람”이라며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24시간 민심을 듣고 당심을 듣는 살아 있는 정당을 만들고 민생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밝히면서 상향식 공천과 주요 사안 당원 의견 조사, 선출직 문호 개방 등을 내세웠다.

다음 순서인 안 후보는 세 가지 숫자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4·7’(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단일화), 두 번째는 ‘0.73%’(윤석열 대통령과의 대선 후보 단일화로 이긴 득표율 차이), 마지막은 ‘170’(내년 총선 목표 의석수)이다. 자신을 ‘부산갈매기’로 소개한 조 후보는 과거 본인이 웃옷을 벗고 촬영한 초선 당시 선거 포스터를 띄우며 52세에 당내 최다선인 5선 의원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후보는 국회의원 비례대표·불체포특권·정당 국고보조금 등 ‘3폐 정치 개혁’을 약속했다.

마지막 순서인 윤 후보는 “뺄셈 정치를 덧셈 정치로 바꾸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대사를 따와 “국민의힘 어셈블, 뭉치자 국민의힘”이라고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여의도연구원 전면 개편과 24시간 신고센터 설치, 당원소환제 도입, 수도권 대약진 등을 강조했다.

후보들은 이날 모인 자리에서만큼은 신경전보단 웃음과 안부로 서로를 맞았다. 연일 대립각을 빚는 김기현·안철수 후보도 무대 앞 좌석에 나란히 앉아 밝은 표정으로 대화했다. 윤 후보가 “(일정 취소하고) 어제 뭐 했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대통령실이) 이런 용어 쓰지 말라셔서 다 점검했다. 약속했으니까”라고 웃으며 답했다.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표현에 불쾌함을 드러낸 대통령실 입장에 자세를 낮춘 것이다.

이날 비전 발표에 앞서 유흥수 당 선관위원장은 “소위 ‘윤심’이 어떻니, ‘윤핵관’이 어떻니, 또는 연대니 하는, 정책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들은 이 시점을 기해 자제해줄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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