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 백스테이지] 부산서 보기 힘든 공연 셋, 타악기·더블베이스·플루트 각각의 ‘앙상블’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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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 열린 부산시향의 '실내악공장Ⅰ-타악 앙상블' 공연 모습. 김은영 선임기자. 지난 3일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 열린 부산시향의 '실내악공장Ⅰ-타악 앙상블' 공연 모습. 김은영 선임기자.

‘함께, 같이, 동시에, 한꺼번에’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앙상블(Ensemble)이 음악에서는 2인 이상이 하는 노래나 연주를 말한다. 그리고 ‘조화’ 또는 ‘통일’을 나타내기도 한다. 수많은 악기가 있기에 다양한 구성의 앙상블이 존재한다. 그런데도 쉽게 접하는 앙상블 연주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특히 자주 보기 힘든 구성의 앙상블 연주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때론 ‘웃픈’ 현실도 포함해서 말이다.

오늘 백스테이지에서 소개할 세 개의 연주회는 평소 부산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공연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중 타악기로만 구성된 ‘타악 앙상블’ 공연은 지난 3일 마쳤지만, 4대의 더블베이스가 들려줄 묵직한 울림이 기대되는 ‘쥬에(Jouer) 베이스 앙상블’과 4대의 플루트가 만들어내는 순수 화음이 기대되는 ‘모이즈 플루트 콰르텟’ 무대는 현재 대기 중이다.

‘부산시향의 실내악공장Ⅰ-타악 앙상블’ 공연은 지난 3일 오후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 열렸다. 평소 접하기 힘든 50여 종의 타악기를 부산시향 단원(부수석 조용길·단원 김자연 박용갑)과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성형원)·부산시향 비상임(배지훈)·객원(전민욱) 연주자 등 총 6명의 퍼커셔니스트들이 호흡을 맞추었다. 이날 무대에서만큼은 타악기가 ‘오케스트라 맨 뒷줄을 차지한 악기’가 아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이 되어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심지어 사람의 박수와 목소리, 호루라기도 연주 일부분으로 등장하자 사람들은 놀라워했다.

특히 타악기만으로도 구성한 연주인데도 피아노나 바이올린 못지않은 감미로운 선율을 선사하고, 관악기가 가진 풍성한 울림을 재현했다는 점에서 관객 호응도 좋았다. 연주회장을 나서는 청중들은 “신기하다·재밌다·즐겁다”는 소감을 잇달아 쏟아냈다. 하루 4시간 이상, 두 달 이상의 연습을 거쳐 공연한 이들이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이었다.

8일 금정수요음악회에 출연하는 '쥬에 베이스 앙상블'의 지난해 10월 창단 연주회 때 모습. 쥬에 베이스 앙상블 제공. 8일 금정수요음악회에 출연하는 '쥬에 베이스 앙상블'의 지난해 10월 창단 연주회 때 모습. 쥬에 베이스 앙상블 제공.

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금정구 금정문화회관 은빛샘홀에서 열릴 ‘제805회 금정수요음악회’에 출연하는 ‘쥬에(Jouer) 베이스 앙상블’은 부산·경남에서 활동 중인 더블베이스 연주자 4명으로 구성해 지난해 10월 창단했다. 다른 현악기에 비해 연주자가 많지 않은 만큼 대중적이지 않고, 쉽게 볼 수 있는 연주회는 아니어서 부산에선 드물게 보는 귀한 음악회다.

이번 음악회는 더블베이스가 포함된 듀엣곡(비올라, 첼로 포함)을 전반부에 들려주고, 후반부는 비교적 잘 알려진 곡을 더블베이스 앙상블로만 공연한다. 연주곡은 보테시니 ‘2대의 더블베이스를 위한 듀엣 3번’, 로시니 ‘첼로와 더블베이스를 위한 듀엣 라장조’, 슈페르거 '비올라와 콘트라베이스를 위한 듀엣' 1악장, 바흐 ‘G선상의 아리아’, 바버 ‘현을 위한 아다지오’, 바델트 ‘캐리비안의 해적’ 등이다.

윤민우 리더는 “소위 ‘인기’가 없는 악기다 보니 연주자가 부족하고 독주 혹은 앙상블 음악회도 만나기 힘든 편이지만 저음 현악기가 가진 두터운 소리와 진동이 내 몸에 오는 것 같은 느낌을 좋아하는 분들껜 선물 같은 연주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우 박예송 하승연 이창규 더블베이스 단원 외에 천재현(비올라), 이강수(첼로)가 객원 출연한다.

10일 오후 7시 30분 부산 동래구 명륜동 스페이스 움 무대에 서는 ‘모이즈 플루트 콰르텟’은 스페이스 움 공연을 위해 지난해 결성했다. 플루티스트 황미리를 리더로, 정인·김나래·이현정이 함께한다. 앙상블 이름 ‘모이즈’는 플루트 연주자이며 교육자로, ‘소노리테(De la Sonorite)’라는 교재를 저술한 마르셀 모이즈에서 유래했다.

제46회 부산음악상(연주 부문) 및 제14회 부산젊은예술인상을 수상한 황미리는 “나눔플루트앙상블을 모태로, 소그룹 연주팀으로 뭉친 셈이지만, 순수 플루트로만 낼 수 있는 소리, 아름다운 하모니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주곡도 4대의 플루트만으로 이뤄진 곡만으로 선곡하되 한두 곡은 피콜로와 피아노가 살짝 가미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들려줄 곡은 유진 보짜 ‘민둥산의 하루’, 버소미우 ‘아르카디’, 듀보아 플루트 사중주, 이타루 사카이 ‘굿모닝’, 사토시 야기사와 ‘콜로라투라’, 맥미카엘 ‘플로리스’ 등이다. 연주와 함께 해설도 곁들일 예정이다.

한편 이들 연주자들은 “콰르텟(사중주)은 물론이고 앙상블은 꾸준히 활동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우리의 발전을 위해서 꾸린 팀이지만 더 많은 연주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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