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탄 수십 개 위력 맞먹는 강진, 얕은 진원도 피해 키워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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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 지진, 원자탄 32개 강도”
지표면 아래 18km 발생 치명적

지난 6일 튀르키예 동남부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은 원자탄 수십 개와 맞먹을 정도로 막강한 위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진이 지표면에서 얕은 깊이에서 발생했고 새벽 시간에 일어나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지진은 인근 레바논과 사이프러스, 이스라엘은 물론 아프리카의 이집트에서도 감지됐다. 심지어 북극권에도 지진동이 전달됐다.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조사국(GES)은 지진이 북극에서 가까운 그린란드에서도 감지됐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GES의 지진학자 티나 라슨 연구원은 “지진이 발생한 지 거의 5분 만에 덴마크령 보른홀름섬의 지진계에 잡혔다”고 말했다.

필리핀 화산·지진학연구소 책임자 레나토 솔리덤은 과거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규모 7의 지진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32개와 맞먹는 에너지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은 규모 8에 가까운 수준으로 더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지진 강도는 가장 널리 쓰이는 국지규모(리히터규모)로 측정된다. 숫자가 1씩 증가할 때마다 에너지 방출량은 약 32배 커진다. 게다가 이번 지진이 지표면에서 비교적 얕은 18km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에너지가 빠르게 광범위한 지역으로 퍼지면서 더 강력한 힘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인구 밀집지역에서 새벽 시간대에 지진이 발생해 주민들이 신속하게 대피하지 못했던 점도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튀르키예는 그 어떤 곳보다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다. 튀르키예는 아랍·아프리카 대륙판과 유라시아 대륙판이 충돌하는 경계지점인 아나톨리아 대륙판에 있기 때문이다. 아나톨리아 대륙판은 남쪽에서 압박하는 아랍·아프리카 대륙판과 북쪽의 유라시아 대륙판의 마찰과 충돌 속에 서쪽 방향으로 떠밀려가고 있다. 이 때문에 지각 구조 운동상 압력이 쌓이고, 극도로 쌓인 압력은 한순간 지진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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