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피나 ‘기장 이전’ 백지화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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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기업평가원 ‘현 위치 유지’ 의견
“청소년 대중교통 접근성 감안 필요”
부산도시공사, 이전 계획 일단 보류
시설 리모델링 등 경영 정상화 방안 검토

부산 해운대구 아르피나의 오시리아 관광단지 이전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부산도시공사 제공 부산 해운대구 아르피나의 오시리아 관광단지 이전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부산도시공사 제공

부산의 대표적 유스호스텔인 해운대구 우동 아르피나의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이전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오시리아 관광단지는 현 위치보다 청소년들이 접근하기 불편해 공공에서 운영하는 유스호스텔의 목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7일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 검토’ 결과 아르피나를 이전하기보다 현 위치에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각종 관광·편의시설이 인접하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현재 아르피나의 우수한 입지를 활용하는 것이 오시리아 이전보다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공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투자사업타당성심의위원회’에서도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시리아 이전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부산도시공사가 총 사업비 500억 원 이상의 신규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선 타당성 검토, 시장 보고, 시의회 의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르피나의 오시리아 이전에는 655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정돼 이 같은 과정을 진행했는데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 검토에서 제동이 걸렸다.

아르피나는 2004년 개관해 부산도시공사에서 운영하다 2012년 설립된 부산관광공사로 운영권이 이관됐다. 부산관광공사는 당초 아르피나가 주 수익원이 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2021년에는 부산도시공사로 운영권이 재이관됐다.

부산도시공사는 아르피나를 오시리아 관광단지로 이전하고, 부지는 민간 공모, 일반분양, 임대주택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벡스코역과 가까운데다 고등학교도 인접해 부지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 좋은 위치 때문에 이전보다는 유지로 가닥이 잡혔다.

공사 관계자는 “내부 회의에서도 오시리아보다 현 위치가 청소년들이 접근하기 좋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유리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르피나에서는 무료 축구교실, 스포츠 체험교실, ‘워케이션 패키지’ 아르피나 한 달 살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을 오시리아보다 해운대에서 운영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공사 내부에서는 아르피나의 객실 수가 줄어드는 데에 우려도 컸다. 아르피나는 현재 1만 8885㎡ 부지에 110개 객실이 운영 중이다. 오시리아 대체 이전 부지에는 1만㎡에 50개의 객실이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만성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오시리아보다 해운대에서 운영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부산도시공사가 5억 원을 들여 노후시설을 리모델링한 이후 객실 점유율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르피나의 지난해 10월 객실 점유율은 60.3%, 11월 52.8%, 12월 51.8%다. 만약 오시리아 관광단지로 간다면 객실 점유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도시철도, 컨벤션센터, 요트경기장 등이 인접해 우수한 입지를 가진 현 아르피나에서 청소년 프로그램 개발과 시설 리모델링 등 다양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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