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당원 중심 100년 정당” 안철수 “내년 총선 170석 압승”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7일 국힘 전당대회 비전 발표회
김 “상향식 공천·당원 조사 도입”
안 “수도권 승리해 민주당 궤멸”
‘색깔론’ 5대 질의 장외 공방도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대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대표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이 첫 공식 출마의 변을 밝힌 7일 비전 발표회에서 김기현 후보는 “저는 이 당 저 당 기웃거리지 않고, 탈당하지 않고 정통 보수의 뿌리를 지켜 왔다. 당원 중심 100년 정당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자신했다. 안 후보는 친윤계·대통령실의 압박 속에 낮은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중도사퇴론’에 선을 그으며 “수도권 승리, 반드시 총선 승리로 보답하겠다”며 약속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전 발표회에 참석해 본인을 ‘정통 보수’이자 소신파·의리파라고 강조했다. 이는 당내 입지가 좁고 보수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안 후보를 견제하고 본인을 치켜세우기 위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당권 레이스에서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로 인한 정권교체 발판을 강점으로 내세워왔다.

김 후보는 “당대표가 되면 당과 정부 간 조화로 국정에너지를 극대화하고 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며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과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 헌법 가치를 수호해 정체성을 강화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후보는 당원 중심 100년 정당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 헌신하는 대표가 돼 권위주의를 배격하고 희생과 헌신을 하겠다”며 “반드시 총선 압승의 염원을 이뤄 내고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상향식 공천 도입과 주요 사안 당원 의견조사, 선출직 문호 개방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안 후보는 ‘170석 압승’을 강조하면서 수도권 승리를 포인트로 하는 ‘수도권 대표론’을 적극 부각시켰다. 안 후보는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궤멸시키고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170석 압승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든 것을 던져 정권교체 기반을 만들었고, 윤 대통령과 함께 후보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후보는 “121석의 수도권 의석 중 17석만 살아남았다. 우리가 115석으로 쪼그라든 이유”라며 “민주당은 지도부 전원을 수도권으로 배치하는 등 격전지 수도권에 맞춰 진용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수도권 대표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우리가 좋은 후보를 공천하고 확장력 있는 당대표를 뽑는다면 지난 총선에서 15%포인트 격차로 진 지역구는 되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 발언으로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비판을 받은 이후 전날 공식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자세를 낮추면서도 이날 비전 발표회를 기점으로 당대표 선거 운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당권 경쟁 2강으로 분류되는 두 사람은 비전 발표회와 별도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안 후보가 국민의힘 정체성에 맞는 후보인지 의문”이라며 안 후보의 ‘이념’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와 저를 지지하는 많은 당원은 안 후보에게 공개 질의를 드린다'며 △지금도 간첩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신영복을 존경받는 지식인으로 생각하는지 △사드 배치가 국익에 해를 끼쳤는지 △햇볕정책 계승하겠다는 소신이 아직도 여전한지 △독재자 등소평(덩샤오핑)이 롤모델이 맞는지 등 5가지를 질의했다.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는 김 후보가 안 후보의 정체성과 이념 문제를 파고들며 당심을 견인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에게 강성 보수 이미지가 쌓일 경우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