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세 구대성, 영원히 던질지도”…메이저리그에서도 놀란 ‘대성불패’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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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나이에 호주프로야구 복귀 조명
“1993년 데뷔해 지금도 공 던져” 감탄
뉴욕 메츠 시절·일본 킬러 활약도 소개
구대성 “내 왼팔은 여전히 싱싱하다”

지난달 만 53세 나이로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 마운드에 선 구대성. 질롱코리아 제공 지난달 만 53세 나이로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 마운드에 선 구대성. 질롱코리아 제공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대성불패’ 구대성(53)의 마운드 복귀에 경의를 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7일(한국시간) ‘영원히 던질지도 모를 53세 투수’란 제목으로 50대 나이에 현역에 복귀한 구대성을 조명했다. MLB닷컴은 “구대성은 1993년에 데뷔해 오늘도 공을 던지고 있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구대성은 지난달 19일 호주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불펜 투수로 등장해 1이닝 동안 2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이후 2경기에 더 나서 3경기 2와 3분의 1이닝 비자책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만 53세란 나이가 무색한 복귀전이었다. 이는 호주프로야구 최고령 등판 기록이기도 하다.

MLB닷컴은 구대성의 삼진 영상을 게재하며 “놀랍다. 만 53세의 나이에도 구대성은 여전히 타자들을 잘 막아 내고 있다”고 감탄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도 소개했다.


구대성(가운데)이 2005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 시절 빅유닛 랜디 존슨을 상대로 2루타를 친 뒤 후속 타자 번트 때 2루에서 홈으로 파고들어 득점을 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구대성(가운데)이 2005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 시절 빅유닛 랜디 존슨을 상대로 2루타를 친 뒤 후속 타자 번트 때 2루에서 홈으로 파고들어 득점을 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 2005년 뉴욕 메츠 시절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빅유닛’ 랜디 존슨(60)을 상대로 한 명장면을 소환하기도 했다. 당시 구대성은 타자로 나서 존슨에게 2루타를 친 뒤 후속 타자 번트 때 2루에서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MLB닷컴은 “메츠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고 영상과 함께 전했다.

MLB닷컴은 구대성이 ‘일본 킬러’일 정도로 일본에 강했다는 점도 부각했다. 구대성은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불펜 투수로 출전해 8이닝 1실점을 기록,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MLB닷컴은 “2006 WBC 1라운드에서 한국이 일본을 꺾는데 구대성의 피칭이 뒷받침됐다”며 “구대성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일본 퍼시픽리그(2001-2004)에서 활약하며 ‘일본 킬러’란 별명으로 잘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랙(WBC)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피칭하는 구대성. 연합뉴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랙(WBC)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피칭하는 구대성. 연합뉴스

구대성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WBC는 야구팬들에게 훌륭한 대회다. 야구에 대한 사랑과 사회에서의 역할을 전 세계로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19년 은퇴를 선언한 구대성은 최근 질롱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다시 마운드에 섰다. 질롱코리아의 이병규 감독이 투수가 부족하자 구대성에게 복귀를 요청한 것이다.

복귀전에서 구대성은 최고 구속이 시속 120km대에 그쳤지만, 특유의 투구 폼과 절묘한 완급조절 능력으로 여전히 까다로운 피칭을 선보였다. 구대성은 “공이 너무 느려서 타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다”며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투구 연습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능한 오랫동안 공을 던지는 내 목표다. 어디에서든 내가 사랑하는 일을 위해 팔을 쓰고 싶다”면서 “내 왼팔은 여전히 싱싱하다”고 강조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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