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세계인을 유혹하는 도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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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부산관광공사 테마관광팀장

코로나로 디지털 노마드 시대 열려
관광·마이스 산업 트렌드 선점 기회

인도네시아 노마드 비자까지 도입
일본도 지방관광산업 전략 채택

즐기고, 일하고, 살고 싶은 부산
2023년 국제관광도시로 도약하길

2022년 한 해는 관광·마이스 산업에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완화된 방역 수칙으로 주요 국가의 비즈니스 목적형 국외 이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2023년 계묘년은 코로나19 여파가 남아 있고, 세계 경기 침체,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 등 다소 불안한 상황이 존재하지만 부산이 관광·마이스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점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구글에서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에 대한 검색량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접속한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여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재택·원격근무를 하면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재택근무 또는 원격근무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 워케이션(Work-Vacation 합성어)이다. 근로자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삶의 질적 만족도를 고취시켜 조직에 대한 충성도까지 높일 수 있는 참신한 경영 관리 전략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관광·마이스 분야도 이런 거대한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 수요를 잡으려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관광도시 발리에 대한 전 세계 원격 근무자들의 높은 수요를 파악하고, 디지털 노마드 제세 지원 정책을 공표했다. 원격근무자들이 5년간 세금을 내지 않고 체류할 수 있도록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도입하여 장기 체류 방문객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지역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일본도 ‘지방 재택근무제’를 실행하여 수도권에 있는 기업이 지방에 있는 인재를 뽑아 인력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본 지방관광청들은 이를 지방 관광산업 육성 전략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균형발전을 목표로 정부가 원격근무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관광 브랜드에 그 의미와 방향성을 담아 낸 것은 매우 유의미한 일이다. 2022년 9월에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국제관광도시 부산을 전 세계에 세일즈 하기 위해 ‘관광 브랜드’를 발표했다. 부산 최초 ‘부산 관광 브랜드’는 즐기고(Play), 일하고(Work), 살고(Live) 싶은 도시 부산을 슬로건으로 하여 모던한 고딕 타입 서체로 부산(Busan)의 반전 매력을 상징화했다. 보라색은 창조와 영감을, 푸른색은 바다·혁신을 표현했다. 부산 관광 브랜드 개발을 위해 전문가와 시민 아이디어 3000여 개를 접수했고,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최종 후보 3개를 마련했다. 이어 브랜드 전문가들의 선호도 조사를 거쳤고 ‘부산 관광 브랜드’로 결정됐다. 총 10개월이 소요됐고, 4만여 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 브랜드의 키워드 안에는 관광·마이스 도시 부산의 지향점인 워케이션 개념이 충만하다. 또한 부산이라는 도시에 대한 대단한 자신감도 넘친다. “일단 놀러 와봐. 너무 좋은 거지. 산도, 바다도, 강도, 그 지역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원도심도, 세련된 현대적 감각의 도심도 단 30분 안에 어디든 갈 수 있으니 일단 와서 놀아봐. 그리고 일도 가능해. 그러면 다시 태어나도 부산에서 살고 싶을 거야”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국제회의 참가자나 여행객으로 부산에 한번 왔는데 사람들의 진심 어린 친절에 감동하고, 그래서 또 오고 싶고, 왔다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살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세계 경제는 밝지 않은 전망을 내놓고 있고, 이런 어려운 경기 속에 극한의 합리적 소비자(관광객, 마이스 참가자)가 나타난 것이다. 보편적 경험보다 유일함, 차별화 등의 대체 불가능함이 뉴노멀 시대에 관광·마이스 산업의 생존전략이 되었다. 이들은 가성비를 추구하는 합리적인 행동의 소비자인 체리슈머(cherry-sumer)이기도 하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강조되는 평균 실종과 체리슈머 같은 거대한 흐름 속에 관광·마이스 산업은 무한의 도전을 받고 있지만, 관광 브랜드로 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워케이션 실증 사업을 통해, 세밀하게 디자인된 맞춤형 상품으로 관광객(비즈니스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민관학은 혁신적인 협력을 이루어야 한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 우리가 기다리던 순간이 오고 있다.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고, 공항도 열리기 시작했다. 관광·마이스의 정상화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만 같다. 부산은 제2 도시, 동북아시아 물류 허브, 항만물류의 산업 도시로 불렸지만, 2023년에는 토끼처럼 껑충 한 단계 도약하는 다른 이름, 국제관광도시로 불릴 때가 왔다. 부산시민이 모두 함께 불러 줄 때 그 이름은 파동을 타고 에너지를 얻어 전 세계로 뻗어 갈 수 있다. 다 함께 주문을 외워 보자. “놀고, 일하고, 살고 싶은 도시~ 부산”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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