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마산 복선전철 개통 더 늦어질 듯… 일러야 내년 7월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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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아래 터널공사 구간 난항
3년 전 붕괴 사고 뒤 물 유입 계속
추가 사고 막기 위해 작업 신중
올해 말 완공 목표 지킬지 의문

2020년 3월 붕괴 사고가 난 부전~마산 복선전철 공사 현장. 부산일보DB 2020년 3월 붕괴 사고가 난 부전~마산 복선전철 공사 현장. 부산일보DB

낙동강 아래 터널공사 구간에서 물이 유입돼 이를 처리하느라 부전~마산 복선전철 민간투자 건설사업 공사 일정이 계속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확한 완공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고 시공사는 올해 12월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시운전 기간을 거쳐 내년 7월쯤 개통될 예정인데, 현재로선 이 같은 일정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8일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등에 따르면 부전~마산 복선전철 건설사업은 터널 붕괴 구간만 제외하면 99% 완공됐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구간인 낙동강 아래 터널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부전~마산선은 부전역~진례 32.7km에 복선전철로 새로 철도를 놓는 사업이다. 부전~사상~강서금호~부경경마공원~장유역을 거치게 된다. 부전역을 제외하면 4곳은 신설역이다. 무궁화호가 다니던 부전~마산은 삼랑진을 빙 둘러 운행하기에 거리만 87km에 이른다. 그러나 새 노선이 건설되면 38분에 주파한다. 장유역에서 진례신호소까지 가면 기존의 경전선과 연결돼 광주송정까지 이어진다.

이 공사에서 꽤 긴 구간이 지하터널로 건설되는데 사상역과 강서금호역 사이에는 낙동강이 흐른다. 이 낙동강 아래 터널공사를 하다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공사가 지연된 가장 큰 이유는 2020년 낙동강 아래 터널 붕괴 사고 이후 물이 계속 새어 들어왔기 때문이다. 물이 차면 터널구조물에 손상을 줄 수 있어 물과 토사를 빼낸 뒤 완전히 차단시켜야 하는데 이 작업에서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낙동강 아래 구간을 중심으로 사상역 방면으로는 물빼기 작업을 마무리하고 토사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구간 공사는 원활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반대 쪽에는 물이 차 있는데 현재 그라우팅(시멘트 등을 갈라진 틈에 충전시켜 막는 작업)이 잘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A공정이 끝나면 B공정으로 가야 하는데 A공정을 하다 문제가 발생하면서 후속 작업이 계속 늦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는다는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다고 보고 작업에 매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공정 단계마다 전문용역업체로부터 컨펌(확정)을 받고 진행하기 때문에 작업속도를 빠르게 가져갈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 시공업체 등은 공통적으로 “한 번 큰 사고가 난 곳인데 만약 공사를 서두르다 또다시 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다고 보고 신중히 작업을 하고 있다. 공사가 좀 늦어지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추가적인 사고가 없어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사는 SK에코플랜트, 삼성물산, 한화건설 등 13개 업체로 구성된 ‘스마트레일’이라는 컨소시엄이 맡았다. 현재 스마트레일은 공사 마무리 목표를 올해 12월로 잡고 있다.

특히 완공 후 정부의 검사와 테스트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공사 구간 검사와 시운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국토부 철도국 관계자는 “올해 말 완공, 내년 7월 개통이 베스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는 더 늦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터널 붕괴 사고로 공사비가 1조 원 더 들 것이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민자사업이라 이 금액은 시공업체가 모두 떠안아야 한다. 터널 붕괴 사고가 발생한 2공구는 SK에코플랜트가 맡았다. 공사가 마무리된다면 손실액을 모두 SK가 떠맡을지, 컨소시엄 지분율대로 나눌 것인지 등 책임 분담을 놓고 업체 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크다.

스마트레일 관계자는 “민자사업은 은행 돈을 빌려서 한다. 공정이 한 달 늦을수록 이자만 수십억 원이다. 우리야말로 빨리 공사를 끝내고 싶지만 워낙 난공사여서 어렵게 한 단계씩 가고 있다”며 “늦어지는 점을 지역주민들이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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