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강·인성·학업 모두 잡겠다는 부산발 '아침 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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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전 20분 실시해 학생 유대감 고취
심신 건강 증진·인성 교육 강화 계기로

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센텀초등학교 강당에서 ‘아침 체인지’(體仁智) 활동에 참석한 학생들이 체육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센텀초등학교 강당에서 ‘아침 체인지’(體仁智) 활동에 참석한 학생들이 체육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달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 각급 학교 학생들이 본래의 얼굴을 되찾으면서 학교마다 활기를 띠고 있다. 이전 3년 동안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등교 수업 대신 온라인 수업에 의존할 때가 빈번했다. 잦은 비대면 교육 탓에 교과 과정은 흐트러지고 교육 격차가 커진 상태다. 이 때문에 부산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의 일상 회복을 계기로 8일부터 수업 전 ‘아침 체육’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가 교육계에 남긴 숙제인 학생들의 체력 향상과 정서 발달에 목적을 두고 실시되는 전국 최초의 실험이다.

시교육청은 이번 사업의 슬로건으로 ‘아침 체인지(體仁智)’를 내걸었다.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한 코로나 기간에 제대로 챙기기 힘들었던 학생들의 건강과 인성, 학업 세 가지를 모두 잡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올해 145개 초·중·고교에서 오전 8시 30~50분 20분간 학교 재량으로 다양한 체육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 뒤 2025년까지 631개 학교로 확대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8일 아침 한 초등학교 체육 활동에서 학생들은 잘 어울리며 즐겁고 밝은 표정이었다고 한다. 이를 보면 온라인 교육과 마스크 착용으로 소원했던 학생들 간 유대감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침 체육이 두뇌 활성화 효과로 학력 신장에도 좋다는 게 시교육청의 주장이어서 기대감도 높인다.

부산 초·중·고의 아침 풍경을 확 바꿀 체육 시범 사업이 성공해 모든 학교로 확대되고 전국의 본보기가 되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그것은 형식적인 활동과 보여 주기식 행정으로 흐르지 않는 일이다. 학생들이 재미와 흥미를 느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에 시교육청과 일선 학교가 고민하는 게 필수적이다. 그래야만 학생들의 체력 증진과 끈끈한 교우 관계 형성에 보탬이 될 것이다. 현재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안전사고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나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만큼 시범 사업에서 드러나는 효과와 문제점을 잘 파악해 즉시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 같은 부산발 실험은 정서 함양을 통한 학력 신장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 시교육청은 이를 계기로 코로나 시기는 물론 그 이전에도 미흡했던 인성 교육 강화에 힘쓸 필요가 있다.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감소 추세인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심신이 건강한 미래 세대를 잘 길러 내는 일보다 중요한 과제는 없을 테다. 성적 지상주의 타개와 학생의 건전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인성 교과 과정을 늘릴 것을 당부한다. 이와 함께 코로나 사태로 심화한 학생 간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교육이 병행되길 바란다. 비정상화를 겪은 학생들의 교육 회복을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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