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좋은문화병원
인후두 역류 질환, 위산 역류해 인후두 점막 손상
후두염, 폐렴, 기관지염, 성대 질환 원인 되기도

목 안쪽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마른기침이 오래 지속된다면 인후두 역류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30대 초반의 직장인 남성 A 씨는 최근 직장에서 중요한 업무를 맡고 나서부터 습관성 헛기침이 생겼다. 목 안쪽에 이물질이 끼어 있는 듯한 느낌이 거북해 자주 헛기침을 하게 됐는데 이 증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이후 ‘음, 음’ 소리를 내면서 목을 가다듬는 것이 버릇처럼 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다. 혹시 사무실의 탁한 공기 때문에 그런가 싶어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담배를 끊기도 했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 견디기 어려울 만큼 통증이 심한 상태가 아니라 별다른 검사를 해본다거나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지는 않고 있다.

좋은문화병원 이비인후과 최병권 과장은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 중 적지 않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목의 이물감을 느끼는 ‘인후두 역류 질환’인 경우가 많다”며 “이비인후과 외래 환자의 20~3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불편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이비인후과나 내과에서 내시경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 질환은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신경성 인두염이나 건강염려증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인후두 역류 질환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목에 뭔가 걸린 느낌, ‘음, 음’하고 자주 목을 가다듬어도 개운하지 않거나 조이는 느낌, 쉰 목소리, 오래 지속되는 마른기침, 목이 쓰리거나 아프고 가슴쓰림, 신물이 넘어오는 느낌 등이 있다.

이런 증상들은 식도 기능상의 문제이거나 위산의 분비가 증가해 발생한다. 강한 산성인 위산이 식도를 통해 역류함으로써 목을 자극하게 되고, 이로 인해 목 부근 인후두 점막이 손상되거나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인후두 역류를 일으키는 음식은 탄산음료, 커피, 술, 기름기 많은 음식, 초콜릿 등이 있고 항고혈압제, 진정제, 항경련제, 천식약 등의 약물도 역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간혹 꽉 끼는 바지를 입었을 때, 코르셋을 착용했을 때, 복대를 착용했을 경우에는 이러한 원인이 없이 복압이 증가해 역류가 될 수 있다.

좋은문화병원 이비인후과 최병권 과장이 인후두 역류 질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좋은문화병원 제공

최병권 과장은 “인후두 역류 질환으로 인해 후두염, 후두 협착, 폐렴, 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기질환이 같이 올 수 있고, 목소리가 변하거나 성대 결절, 성대 폴립, 성대 질환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치료 방법은 생활 습관의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사 조절, 약물 요법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특히 과식을 피하고, 식사 후 바로 눕지 않아야 한다. 잠자기 2~3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고, 밤참이나 야식은 먹지 않도록 한다. 비만도 주요 원인의 하나이므로 체중을 조절하고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약물 치료는 산을 억제하는 제산제나 위산 분비 억제제, 장운동 촉진제 등을 사용한다. 약물 치료를 해도 단기간에 증상이 없어지지 않을 수 있으니 수개월간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