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조성 활발 김해, 학교 재배치 ‘뜨거운 감자’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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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고, 남녀공학 전환·주촌으로 이전
교육청·김해시, 옮기는데 원칙적 합의
"원도심 학생 배려해 신설해야" 반대도
김해중·김해여중 통폐합설 ‘모락모락'
신문·내덕 신도시에는 초교 개설키로

김해시 삼정동에 자리한 김해고 전경. 경남도교육청과 김해시는 김해고를 주촌면으로 이전하기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민 기자 김해시 삼정동에 자리한 김해고 전경. 경남도교육청과 김해시는 김해고를 주촌면으로 이전하기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민 기자

잇따른 도시개발로 김해지역 인구분포에 변화가 생기자 학교 재배치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정중동’ 흐름을 보이던 김해고 이전과 김해중·김해여중 통폐합 움직임이 올 들어 급물살을 타는 모습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신도시 조성과 인구이동이 잦은 김해시 특성상 학교 수급 불균형 문제는 사실 오래전부터 불거져왔다. 이번에는 특히 한때 지역 명문고로 이름을 날렸던 김해고 이전 계획이 포함돼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과 김해시는 조만간 이와 관련한 협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주촌면과 장유동 지역에는 학생 수 대비 고등학교가 매우 부족하다. 김해고를 주촌면 행정복지센터 인근으로 이전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며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고, 기존 남고에서 남녀공학으로 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촌면의 경우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5년 새 공동주택 약 8000세대가 들어섰다. 게다가 추가로 공급될 공동주택 계획물량도 많아 인구 유입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주촌면에는 고등학교가 단 한 곳도 없다. 만약 계획대로 학교가 이전하면 주촌초, 김해서중, 김해고 세 개의 학교가 존재하게 된다. 김해시는 주촌초 과밀 해소를 위해 김해고 인근에 초등학교 한 곳도 추가 할 계획이다. 김해고는 장유동의 학생들도 수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교육지원청은 학교 이전을 위해서는 지역 여론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해고 총동문회는 이미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이전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주촌면의 학부모를 포함한 김해시민 대부분은 학교 이전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자녀를 둔 최진아(48·구산동) 씨는 “주택공급에 따라 이동하는 사람 중에는 젊은 층이 많다”며 “모두가 만족할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수요가 많은 쪽으로 학교를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중학생 자녀를 둔 임채은(43·주촌면) 씨는 “고등학교가 들어온다는 소식은 당연히 반길 일”이라면서도 “왜 이제야 논의가 되는지 모르겠다. 학교가 금방 세워지진 않을 텐데, 우리 아이는 혜택을 보기 어려울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일부 학부모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기존 학교는 유지해주길 바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해고 입학생 자녀를 둔 이은경(50·동상동) 씨는 “과밀학급이 있는 곳으로 학교가 이전하는 현상은 이해한다. 하지만 현재 학생 수도 600명”이라며 “아이가 다니던 김해서중이 중3 때 옮겨가는 바람에 김해중으로 전학해야 했다. 원도심 학생들도 배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씨는 “학교가 원도심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 학교 신설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가능하다면 기존 학교는 그대로 두고 주촌면에 학교를 새로 세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해시 인구통계를 보면 2021년 대비 2022년 인구가 증가한 지역은 주촌면, 장유3동, 북부동 뿐이다. 각각 277명, 899명, 2477명 증가했다. 원도심 지역인 동상동, 활천동, 부원동 등은 크게 줄었다.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활천동으로 1098명 감소했다.

원인은 신도시 조성과 원도심 쇠퇴에 따른 인구이동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원도심에 있는 김해중과 김해여중 통폐합 움직임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김해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일 기준 김해중 재학생은 총 9학급 165명, 김해여중은 총 9학급 200명이다. 통폐합을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전체 학생 수가 20명 이하일 때 학부모 동의 60%, 학생 수 21~30명일 때 학부모 65% 동의 이상이 필요하다.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 수 기준은 충족하지 않지만, 학부모 동의와 주민 여론이 수반되면 가능할 수 있다. 이름은 김해중, 위치는 김해여중 부지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며 “하지만 김해중이 다문화특화학교로 지정돼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김해에는 주촌선천지구, 율하2지구 이외에도 신문지구, 내덕지구 등 신도시 조성이 한창이다. 김해교육지원청은 향후 교육 수요에 대비해 2025년 신문동에 가칭 ‘신문초’를 개교할 예정이다. 가칭 ‘신문1초’와 ‘내덕도시초’신설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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