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계 예상 밖 약진… 국힘 ‘전대 레이스’ 안갯속으로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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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 허은아 등 4명 본선행
친윤계 현역 3명은 컷오프 탈락

국민의힘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3·8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3·8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아닌 비주류인 ‘이준석계’가 약진하면서 본선 레이스의 향배를 더욱 점치기 어렵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0일 컷오프 결과 발표에서 13명의 최고위원 후보 중 박성중, 이만희, 이용 등 친윤계 모임 ‘국민공감’ 소속 현역 의원 3명은 모두 탈락했다. 반면 천하람 당대표 후보를 비롯해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등 이준석 전 대표 측과 가까운 후보 4명은 모두 본선에 올랐다.

대통령실과 친윤 핵심과의 갈등 탓에 ‘반윤’으로 낙인 찍힌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하고,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는 등 친윤의 기세가 등등한 상황에서 예상 밖의 결과로 여겨진다.

이를 두고 이준석 당대표 체제에서 크게 늘어난 수도권과 2030 청년 당원의 영향력이 실체로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2년 전 전대의 2.5배인 83만여 명으로 늘어난 선거인단에서 수도권 비중은 37%로 영남권(39%)과 엇비슷해졌고, 20·30·40대 당원 비중도 32.4%에 달해 영남·60대 이상이 주도하던 이전 전대와는 다른 양상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

친윤계에서는 친윤 후보군 난립에 따른 표 분산으로 이준석계가 반사이익을 얻은 것일 뿐이라며 당대표 선거에서 친윤계가 미는 김기현 후보가 ‘완승’을 했다는 점을 기정사실로 내세우고 있다.

당 선관위가 컷오프 결과를 발표한 직후 여의도에서는 후보자별 득표율을 놓고 여러 버전의 ‘지라시’(정보지)가 퍼졌는데, ‘김 후보가 과반으로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도 있고, ‘안철수 후보가 김 후보와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1위’라는 정반대 내용도 있다.

물론 선관위는 모두 억측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김 후보는 12일 KBS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기사를 보니까 제가 1등을 했고, 1·2등 사이에 큰 격차가 났다고 하는데 아마 허위보도는 아닐 거라고 짐작한다”며 대세론의 근거로 삼았다. 안 후보는 “만약 ‘누가 1등이다, 2등이다’ 이런 말이 나온다면 이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특정 후보에 ‘과반 지지’가 없어 구체적 결과가 외부로 새어 나오지 않는다는 해석도 있다.

각 후보별 득표율에 추측이 난무하지만 결과만 보면 비주류의 상승세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친윤계로서는 중도 성향 당원에 대한 공략이 보다 절실해졌다. 최고위원 간 ‘교통 정리’ 필요성도 제기된다. 기세가 오른 친이준석계는 친윤 독주에 비판 세력으로 선명성을 더욱 부각하면서 안 후보 표 흡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중간’ 위치인 안 후보는 결선에서 친이준석계 표를 어떻게 가져오느냐를 놓고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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