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고객 관리·공간 공유로 미용산업 ‘첨단화’ [부산 우수 공유기업]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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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우수 공유기업] (주)라이브엑스

2021년 창업한 뷰티 테크기업
공유 미용실 ‘위닛’ 성공 발판
디지털 고객 관리 ‘미모’도 개발
일본 1위 기업과 조인트 벤처도

(주)라이브엑스 송정웅 대표가 부산 해운대구 본사에서 손가락으로 라이브엑스를 뜻하는 ‘L’ 포즈를 취했다. 조영미 기자 mia3@ (주)라이브엑스 송정웅 대표가 부산 해운대구 본사에서 손가락으로 라이브엑스를 뜻하는 ‘L’ 포즈를 취했다. 조영미 기자 mia3@

디지털화로 업무 공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남는 공간을 공유하고 이윤까지 창출하는 시대다. 미용산업 역시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헤어 디자이너가 원하는 곳 어디서든 일할 수 있게 됐다. 뷰티 테크기업 (주)라이브엑스가 선보인 공유 미용실 ‘위닛’이 그런 역할을 한다. 라이브엑스는 공유 미용실에 만족하지 않고 헤어 디자이너가 디지털로 고객 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일본 미용 기업과 조인트 벤처를 만드는 등 뷰티산업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미용산업 불합리성 개선

(주)라이브엑스 송정웅(32) 대표는 헤어 디자이너로 미용산업에 종사하는 부인을 통해 미용산업의 불합리한 구조를 목격했다. 도제식 교육이 일반적이다 보니 미용실에 고용된 헤어 디자이너는 불합리한 수익 구조를 오랫동안 감수해야 했다.

송 대표는 “수익에서 가져가는 비율이 소속된 매장이 더 크다 보니 헤어 디자이너가 벌어들이는 매출이 괜찮은데도 생활이 어려운 상황도 발생하더라”며 “산업 표준 정도로만 미용산업이 개선되어도 이 산업에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부산 유망 스타트업 여러 곳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라이브엑스를 야심차게 창업했다. 송 대표는 과거 라이프 스타일 용품 제조기업 ‘소셜빈’ 창업 초기 멤버 중 한 명이었고, 직장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베러먼데이코리아’를 공동 창업하기도 했다.

뷰티산업의 미래를 본 송 대표는 2021년 4월에 창업하고, 그해 7월에 ‘위닛’ 서비스를 세상에 내놨다. 이미 미용실 공간을 공유한다는 콘셉트의 기업이 있었지만, 단순 공간 공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단순히 미용실 공간의 공유가 아니라 헤어 디자이너 한명 한명이 브랜드가 되는 서비스를 목표로 세웠다”며 “수기로 이뤄지던 고객 관리를 디지털화하고 고객 마케팅부터 수요 예측까지 전 영역을 디지털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라이브엑스는 ‘뷰티 테크기업’을 표방한다는 설명이다.

■경성대 상권서 1위 한 비결

부산 남구 대연동 부경대 정문 앞에서 경성대 정문 앞까지 1km가 채 안 되는 거리에 미용실이 30개나 밀집되어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치열한 상권에서 라이브엑스의 공유 미용실 ‘위닛’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송 대표는 “국내에 편의점이 5만 개가 있고 카페가 8만 개 있는데 미용실은 무려 11만 개나 있다”며 “미용실이 편의점의 2배이고 부산만 해도 미용실이 9000개나 되는 엄청난 경쟁 시장인데 ‘위닛’이 이 치열한 상권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위닛’ 경성대점에는 평균 10명의 디자이너가 일하고 있다. 해운대 1호점에서 헤어 디자이너 6명과 함께 출발한 ‘위닛’은 현재 서울과 부산 총 9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현재 부산 경성대 앞에 추가 지점 1곳과 경남 김해에 1곳 등 총 2곳의 추가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활동하는 디자이너 수도 약 2년 만에 100여 명까지 늘어났고, 매월 ‘위닛’을 방문하는 고객은 8000명에 달한다.

라이브엑스는 이 같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 관리 플랫폼인 ‘미모(MEEMO)’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미용실이 아닌 소형 미용실 디자이너가 대상이다. 고객이 받은 시술을 기록해두고, 고객 모발이나 모질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한다.

또 방문 주기가 되었는데도 고객이 예약하지 않으면 리마인드 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내는 식의 서비스다. 현재는 테스트 중으로 2분기에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미용업계 최초 상장 목표

라이브엑스는 해외 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일본 1위 미용 교육 플랫폼인 ‘헤어캠프’와 6개월의 협의 끝에 조인트 벤처를 세웠다. 송 대표는 “라이브엑스 산하에 헤어 디자이너 양성 아카데미인 ‘BOB 아카데미’가 있어 헤어캠프와 함께 협업하기로 했다”며 “흔히 일본 미용시장이 한국보다 5년 정도 빠르다고 하는데 최근 한국의 미용 기술과 트렌디함이 일본 내에서 주목받고 있어서 협업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역삼동에 스튜디오를 만들고 그곳에서 촬영한 한국 헤어 디자이너 교육 콘텐츠를 일본 교육 콘텐츠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올 4월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예정으로 올해부터 글로벌 매출 발생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라이브엑스 산하 ‘BOB 아카데미’는 지난해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최초의 헤어쇼 ‘더쇼 2022’를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국제적인 헤어쇼를 목표로 매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라이브엑스는 창업 초기 기업치고는 성장이 빠른 편이다. 창업 해인 2021년 6억 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시작으로, 지난해는 매출 36억 원 규모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부울경 액셀러레이터인 시리즈벤처스 등으로부터 시드와 프리A 단계까지 총 25억 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이전 창업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 인적 네트워크에 더 해, 미용산업의 문제 파악과 해법 제시가 주효했다.

송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는 글로벌 매출을 더해 150억 원으로 세웠다”면서 “라이브엑스는 헤어 디자이너가 일을 하는 방식과 배우는 방식,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미용업계 최초로 상장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끝-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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