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보물섬 곳곳을 버스로…” 영도순환버스 노선 부활, 이번엔 성사될까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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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수익성 낮아 운행 중단
관광객 늘며 노선 부활 여론 커
태종대해안관광도로 개통 계기
영도구 내년 1월 시범운영 추진

부산 영도구 봉래동, 남항동, 영선동, 신선동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영도구 봉래동, 남항동, 영선동, 신선동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라졌던 영도순환버스 부활이 검토되고 있다. 영도구가 MZ 세대의 관광 핫플레이스로 부상하면서 유입 인구는 늘고 있으나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부산 영도구청은 14일 영도순환버스 노선 신설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구청이 신규 노선 계획을 수립해 버스회사,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노선안을 정한 뒤 부산시에 영도순환버스 노선 신설을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영도구에서는 1996년부터 시내버스 501번이 영도순환버스로 운영됐다. 하지만 승객 수요 저조 등 수익성 문제로 2006년부터 운행이 중지됐다. 이후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며 영도순환버스를 요구하는 주민 민원이 접수돼 버스 운영 재개 논의가 여러 번 진행됐지만 유의미한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다. 시의 승인 없이는 버스 노선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었다. ‘버스 환승제’를 적극 이용하라는 시의 입장 때문에 영도순환버스 부활은 번번이 건의 단계에서 멈췄다.


이번 영도순환버스 신설 여부 역시 시의 결정에 달려 있어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구청은 내년 1월 영도순환버스 시범운영을 목표로 시의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구청은 2006년 영도순환버스가 없어졌을 때와 지금 영도의 상황이 다르다며 노선 신설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영도 곳곳에 유명 카페가 들어서자 이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증가해 ‘커피 보물섬’으로 인지도가 한껏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7월 시가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 인근에 커피특화거리 조성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현재 영도는 커피 관광지로 부상하는 중이다. 구청은 자가용 없이 영도를 찾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영도순환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태종대 앞을 지나는 태종대 해안관광도로가 올해 상반기 개통되기 때문에 영도를 크게 한 바퀴 도는 순환노선도 가능해졌다. 신규 순환노선이 생기면 영도 곳곳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영도순환버스가 도입되면 버스 안에서 해안 절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광 상품 개발도 기대할 수 있다.

구청은 최근 영도의 변화를 포함한 영도순환버스 신설 계획을 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구청 측은 예산을 절약할 수 있는 시내버스를 먼저 고려하면서도 노선 신설이 불발됐을 때를 대비해 여러 대안 역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절영마스토리 버스, 시티투어 버스 등 관광 목적의 버스를 순환버스처럼 활용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하지만 이 경우 부산관광공사와 추가적인 협의 과정이 필요하고, 준공영제인 시내버스보다 구청이 져야 할 예산 부담이 큰 편이다. 마을버스를 활용한 순환버스 신설도 같이 이야기되고 있다. 기존 마을버스 노선을 바꾸거나 새롭게 노선을 만들어 순환버스로 이용하겠다는 게 구청 측의 설명이다.

구청 관계자는 “이번에 태종대 해안관광도로가 개통되는 것을 계기로 영도순환버스의 필요성을 시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주민 편의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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