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사람 심는 공천 될라’ 우려 커지는 여야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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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방식 놓고 전대서 논란
민주, 이 대표 행사 포기 요구도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책 비전 발표회를 열고 당의 새로운 변화와 총선 승리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책 비전 발표회를 열고 당의 새로운 변화와 총선 승리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1년 2개월 앞으로 다가온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공천권이 여야 정치권의 화두로 부상했다. 국민의힘에선 3·8 전당대회 핵심 이슈로 떠올랐고,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의 거취 문제와 결부돼 있다. 그렇다면 여야가 이토록 공천권에 목을 매는 이유는 뭘까.


최근 공천권 논쟁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 촉발됐다. 이 전 대표는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22대)총선 때 대통령실에서 20~30명 명단을 내려보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하자 “문(門)에 비교해 보면 김기현 후보는 자동문, 안철수 후보는 회전문, 천하람 후보는 도어락이 달린 문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실이 주는 대로 받아들이고, 안 후보는 여권 핵심부에서 밀면 밀린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시각이다. 다만 자신과 친한 천 후보는 “그런 것은 절대 받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란 얘기다.

실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도 공천권 행사 방식 문제가 논란이 된다. 당대표 경쟁 양강 구도를 형성한 김기현·안철수 후보는 “당원 의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김 후보는 최근 비전발표회에서 “우리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내년도 총선은 당연히 당원이 후보를 뽑는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시스템 공천을 할 것”이라며 “공천관리위원장이 선임된다면 그에게 전부 맡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외견상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후보는 없다.

정치권은 현실은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역대 보수 정당에선 핵심부가 공천 후보자를 선정하는 경우가 잦았고 상대적으로 상향식 공천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진보 정당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천을 둘러싸고 대통령과 당대표 간에 갈등이 불거진 적도 많았다.

실제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들이 정부와 대통령실 공기업 등에 포진해 있는 ‘윤석열 사단’을 대거 공천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히 크다.

민주당에서도 공천 방식 우려가 나온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13일 “공천권을 당대표가 쥐고 있기에 지금 국민의힘에서 저 난리가 나는 것 아니냐”며 “내년 총선에선 당대표가 공천권을 먼저 내려놓는 정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이 대표에게 공천권 포기를 요구했다.

여야 모두에 이런 우려가 커지는 것은 당대표가 공천권을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나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차기 대권주자의 경우 총선 공천권 행사를 통해 우군을 최대한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통상 지역구를 오래 관리해 온 현역 의원은 상향식 공천을, 인지도가 낮은 신인은 전략 공천을 선호한다고 본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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