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명예대표론까지… 전대 앞둔 국힘 ‘당정일체’ 파장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친윤계, 명예 당대표 추대론 띄워
정진석 “처음 듣는 이야기” 신중
천하람 “용산출장소 만드나” 반발
김기현, 전대 대세론 ‘재부상’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 1위

국민의힘 천하람(오른쪽부터), 김기현, 황교안,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지난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민의힘 천하람(오른쪽부터), 김기현, 황교안,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지난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가 연일 ‘당정일체론’에 힘을 싣는 가운데,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명예 당대표’를 맡는 방안까지 거론됐다. 전당대회를 한 달여 남기고 당정일체론이 급부상하자 비윤계가 대통령 당무 개입과 ‘여당 용산 출장소’를 비판하는 등 당내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일각에서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과 정부가 더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로 윤 대통령의 ‘명예 당대표 추대론’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책임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당정의 효율적인 융합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의 확실한 밀착 방안으로 대통령의 명예 당대표 추대론이 떠오른 것이다.


국민의힘 김행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당과 정부가 어떻게 완벽하게 분리가 될 수 있겠냐”며 “당과 정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윤 대통령 명예 당대표 방안을 “(대통령과 당이)보다 더 밀접하게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책임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하며 추대론에 힘을 실었다. ‘친윤’ 핵심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도 이날 명예 당대표와 관련해 “가능한 이야기다. 집권 여당이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낸다면 집권당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라고 밝혔다. 정미경 최고위원 후보도 SBS 라디오에 나와 “당정일체론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며 “당정일체가 안 되면 일단 집안 내부 분열이 너무 심해진다”고 거들었다.

비윤계는 즉각 반발했다.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KBS 라디오에서 “입법부는 행정부와 협력하는 것도 있지만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도 있다. 여당을 용산 출장소로 만들 거냐”고 비판했다.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도 페이스북에 '당정일체를 외치는 분들의 속내는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총선 공천 개입’을 바라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 명예 당대표 추대론’에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명예 당대표 추대론은)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도 “집권여당과 대통령실은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당이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는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당원들의 뜻을 모아 결정할 일”이라고 답했다.

친윤계의 지지를 받는 김기현 당대표 후보는 파장을 우려한 듯 당정일체론과 명예 당대표 추대론에 거리를 뒀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정일체라는 용어를 쓴 적이 없다”면서 대통령의 명예 당대표 추대론이 거론되는 데 대해선 “당헌상 가능하게 돼 있는 건 맞지만 (여당과)충분한 사전 협의가 있었던 건 아니다. 당정은 운명공동체여서 어떤 직책으로 논란을 벌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는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를 누르고 ‘대세론’을 이어 갔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13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84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국민의힘 지지층 ±4.45%P) 한 결과, 김 후보는 38.6%, 안 후보는 29.8%를 각각 기록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